배우 현빈의 두 가지 매력, 모두 '하이드 지킬, 나'에 있다.
'하이드 지킬, 나'에서 현빈은 구서진, 로빈 두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두 인물이지만 한 사람이다. 이중인격으로 한 육체에 깃든 서진과 로빈이기 때문.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른 성격과 외모를 가지고 있다.
일단 본 인격인 서진은 까칠하기 그지없다. 장하나(한지민 분)를 만나고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바뀌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서늘한 남자다. 그런 서진은 마치 차가운 고양이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가하면 로빈은 상냥하고 세심하다. 이 상냥함으로 하나를 일찌감치 사로잡은 남자이기도 하다. 그런 로빈은 마치 강아지 같다.

외모에서부터 이 두 인물의 매력은 상반된다. 단정하게 넘겨 고정시킨 헤어스타일, 딱딱해보이는 인상의 안경, 군더더기 없는 슈트는 서진의 상징이었다. 이는 화려하게 털을 손질한 고양이를 떠올리게 했다. 반대로 로빈은 편한 의상, 차분하게 내린 머리, 눈꼬리를 내리며 보이는 눈웃음이 대형견의 모습이었다.
이 두 인격이 교차되며 현빈 또한 상반된 두 가지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이는 지난 12일 방송된 16회에서도 해당됐다.
서진은 하나에게 마음을 거절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도 느끼고 웃고 떠들고 싶다"며 하나가 원하는 남자가 되려 노력했다. 바로 그 남자는 로빈 같은 남자였음에도. 그럼에도 서진은 서진이었다. 여전히 까칠했고 냉철했다.
로빈은 서진과는 별개로 자신의 일상을 준비했다. 그는 하나에게 "내 건 없지만 우리 건 가질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 거 만들자"며 웃어보였다. 또 서진에게 흔들리는 하나를 보며 불안해하기도했다. 서진을 생각해 인터뷰를 막는 하나를 보며, 로빈은 말도 못한 채 눈물만 글썽거렸다.
이런 현빈을 바라보며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윤태주(성준 분)와의 화해가 이뤄진 후, 로맨스에 더욱 힘이 실리며 현빈의 매력은 배가 되고 있다. 어떤 현빈을 선택해야할지 몰라 행복한 비명 겸 행복한 고민을 하는 팬들이다.
드라마가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배우 현빈의 오랜 팬이라면 그저 그의 모습만으로 만족할 만하다. 오랜만에 TV로 돌아온 그인만큼, 마치 팬들의 기다림을 알고 있었다는 듯 상반된 두 매력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를 바라보는 여심은 도도한 서진, 달달한 로빈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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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지킬, 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