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야수진에 격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3루수에서 좌익수로 이동한 송광민(32)이다. 김성근 감독이 송광민의 좌익수 고정 가능성도 내비친 것이다.
송광민은 지난 12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시범경기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이미 일본 오키나와 캠프부터 추진된 일이고, 시범경기에서 본격 투입했다. 김성근 감독은 "시즌 들어가서도 송광민이 좌익수로 갈 가능성이 있다. 테스트해보고 좋으면 쭉 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송광민은 이날 좌익수로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뛰었다. 아웃카운트를 직접 잡은 건 6회 양의지의 펜스 앞까지 향하는 장타성 타구였는데 이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공을 쫓는 모습은 조금 어설퍼 보였지만 펜스 앞에서 캐치했다. 이어 지체하지 않고 2루로 송구했다.

강한 어깨의 소유자답게 중계 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원바운드로 2루에 던지며 1루 주자의 진루를 막았다. 1루 주자가 홍성흔이라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만약 발 빠른 주자였다면 송광민의 어깨는 진루 억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한화에는 강견 외야수가 부족하다.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은 송광민의 외야 수비력에 대해 "중요한 건 송구 능력이다"고 말했다. 타구를 판단하고 캐치하는 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지만 어깨는 타고나야 한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송광민이 수비에서 감을 잡은 것 같다"며 합격을 내렸다.
만약 송광민이 좌익수로 고정된다면 한화 라인업엔 격변이 불게 된다. 먼저 외야수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지난해까지 주전 좌익수로 활약했던 최진행의 입지가 애매해진다. 최진행이 지명타자로 옮길 경우 이 자리를 두고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반면 송광민의 자리였던 3루 핫코너에는 기회의 문이 하나 더 열렸다. 김성근 감독은 "3루에는 김회성과 주현상이 있다. 둘이서 3루를 봐도 될 것 같다. 경쟁이 아니라 어느 쪽이 상황에 따라 쓰기 좋은지 봐야할 것이다"며 플래툰 가능성도 암시했다.
김회성은 일발장타력을 갖췄다. 한화에 부족한 장타력을 충족시킬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신인 주현상은 수비에 있어 특화된 장점이 있다. 송광민의 좌익수 수비 전환이 과연 한화에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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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