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날갯짓' 배영수-권혁, 부활 합창 '청신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13 06: 44

부활을 위한 변화의 날갯짓이 시작됐다. 지난 겨울 나란히 삼성에서 한화로 FA 이적한 배영수(34)와 권혁(31)이 시범경기에서 첫 등판부터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며 부활 합창을 예고했다. 
권혁이 지난 11일 대전 SK전에 구원으로 나와 2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하나를 내주며 4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과시했고, 배영수도 12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했다. 두 투수 모두 새로운 팀에서 두 가지 핵심 변화로 부활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 변화1-투구폼 교정

배영수와 권혁은 이미 선발과 구원으로 KBO리그에서 최고 활약을 한 투수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한화에 와서 투구폼을 수정했다. 두 투수 모두 팔꿈치 수술과 통증으로 전성기를 지났고, 강력한 변화의 계기가 필요했다. 투수 전문가로 훈련에 있어 타협이 없는 김성근 감독과 만남은 터닝 포인트였다. 
배영수는 상체가 먼저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왼쪽 어깨가 닫고 던지는 데 주력했다. 그는 "삼성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쉽게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더 좋아지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했다"며 "사람들이 볼 때는 똑같아 보일 수 있지만 내가 던지는 느낌이 있다. 와인드업에서는 감을 잡겠는데 세트포지션은 아직 안 되는 부분이 있어 보강해야 한다. 어깨를 닫아놓아야 상대도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권혁도 김 감독에게 집중적인 폼 교정 작업을 거쳤다.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오고, 마지막 순간에 공을 채는 동작을 보완했다. 권혁은 "내 단점이 기복과 제구였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릴리스 포인트에 변화를 줬다. 볼끝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교정이 필요했다. 캠프에선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고, 지금 좋을 때의 감각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배영수와 권혁에 대해 "폼 교정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반겼다. 자신의 것이 강한 투수들이었지만, 지난 겨울 혹독한 훈련을 통해 변화의 몸부림을 쳤다. 겉으로 볼 때에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 섬세한 부분이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다. 
▲ 변화2-결정구 포크볼
투구폼 교정과 함께 또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결정구 포크볼이다. 배영수와 권혁은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투수들이다. 두 투수 모두 전성기 시절 강력한 직구+고속 슬라이더 조합으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전형적인 속도파 투수였지만 팔꿈치 부상에 나이가 들어가며 레퍼토리에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배영수는 두산전에서 삼진 5개 중 3개를 포크볼로 잡았다. 일반적인 체인지업보다 낙폭이 크다. 배영수는 "체인지업과 구분해야 한다. 요즘 포크볼을 많이 던지고 있는데 타자와 승부가 된다. 체인지업은 카운트 잡을 때 쓰는 것이고, 포크볼은 위닝샷으로 던진다"며 "그간 슬라이더를 워낙 많이 던지다 보니 타자들 눈에도 익었다. 그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권혁도 포크볼을 본격 장착했다. 11일 SK전 김연훈을 3구 삼진 잡을 때 결정구가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권혁은 "그동안 포크볼 연습을 계속 했다. 올해는 분명 활용도가 많아질 것이다. 점차 손에서 던지며 계산이 설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그동안 던질 기회가 없었지만, 언젠가는 결정구로 쓸 변화구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지만 꾸준히 대비하고 연습해온 두 투수는 이제 시즌 개막을 겨냥하고 있다. 배영수는 "시범경기에 한 번 더 나올텐데 그때는 오늘보다 길게 던질 것이다. 이제는 교정이 아니라 경기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권혁 역시 "시즌이 2주 남았는데 아프지 않고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문제없이 시즌 개막에 들어갈 것이다"고 자신했다. 배영수와 권혁의 동반 부활이 임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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