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맹활약’ LG, 고대했던 신구조화 보인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3.13 06: 44

LG 트윈스가 시범경기에서 웃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시범경기 전적 3승 1패로 성적도 좋지만, 과정은 더 의미가 있다. 젊은 선수들이 승리를 이끌며 2015시즌 주축으로 도약하려 한다. 그토록 고대해왔던 신구조화가 이뤄질 듯하다.
그동안 LG 타선은 베테랑 선수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지난해 이병규(7번)가 맹활약하며 4번 타자 갈증을 해결했으나, 이전까지 ‘LG 3할 타자’는 이병규(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이 전부였다. 2014시즌 상위타선은 강했으나, 하위타선이 약했고, 팀 타율 최하위(0.279)를 찍었다. 젊은 선수들이 한두 달 반짝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느낌이 좋다. 시범경기서 오지환 최승준 김용의 임지섭 등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이들 모두 겨울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준비해왔던 것들을 시범경기서 마음껏 펼치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으며 변화를 택했고, 그 변화가 적중하고 있다.

 
타석에서 가장 돋보이는 젊은 선수는 오지환과 최승준이다. 각각 홈런 두 방씩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폼을 수정한 게 묘수가 되고 있다. 오지환은 팔의 위치를 낮춰 스윙궤적을 줄였는데, 약점이었던 컨택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최승준도 임팩트시 팔로스루를 작게 하며 정확성을 높이고 선구안을 향상시켰다.
둘 다 힘은 장사다. 정타가 아니더라도 홈런을 날릴 수 있는 엄청난 파워를 지녔다. 이에 노찬엽 타격코치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오지환·최승준과 함께 지난해 비디오를 보며 연구에 들어갔다. 70, 80%의 힘을 쓰면서 간결할 스윙을 할 것을 주문한 게 결과로 나오고 있다.
오지환은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고, 최승준은 인내심을 바탕으로 치기 좋은 공을 골라 때린다. 양상문 감독이 머릿속에 그린 ‘리드오프=오지환·클린업=최승준’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번 타자는 지환이가 간다고 보면 된다. 리드오프로서 우리가 기대하는 부분을 잘 해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리고 스프링캠프 MVP로 최승준을 선정하며 LG에 희귀했던 우타거포의 등장을 예고했다.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긴 김용의도 연착륙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타구를 판단하고, 특유의 스피드를 이용해 좌중간·우중간을 가를 타구를 잡아낸다. 타석에서도 예전보다 날카로운 스윙으로 2013시즌의 활약을 재현하려 한다. 대주자 대타 대수비로서 가치도 높은 김용의다. 밤경기 외야수비에 적응한다면, LG의 새로운 게임메이커가 될 수 있다.    
고졸 2년차 신예 임지섭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5월부터 류택현 코치에게 맨투맨 지도를 받았는데, 시범경기서 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투구시 심하게 흔들렸던 왼쪽 다리가 완전히 고정되며 제구력이 잡혔다. 벌써부터 148km를 찍었고, 결정구 포크볼도 마음먹은 대로 떨어지고 있다. 스프링캠프 최대화두였던 선발투수 경쟁에 승자가 되려 한다. LG 선발진의 유일한 좌완인 만큼, 충분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뜻 깊은 2015시즌을 보낼 확률이 높다.
LG는 류제국과 한나한의 공백으로 인해 100% 전력으로 시즌 개막을 맞이할 수 없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정규시즌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면, 시즌 초반부터 승부를 걸만 하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의 초반 결장이 최승준의 성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악재를 호재로 바꾸려는 양 감독의 시나리오가 적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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