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플'로 주목받았던 배우 배두나와 영국 출신 배우 짐 스터게스가 연인에서 동료 사이로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이 헤어진 이유를 궁금해하고 안타깝다는 반응부터 국경에는 그래도 한계가 있다는 의견 등 그야말로 여러 얘기를 쏟아내고 있다. 그 만큼 특별했던 커플이다.
측근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연인 사이를 정리했다. 여느 커플이 만나고 헤어지듯 이들의 결별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전언이다.
많은 이들이 그래도 언어와 인종의 장벽이 있었지 않겠냐 추측하지만, 배두나와 짐 스터게스는 '정말 잘 통하는 친구'였다고 한다. 짐 스터게스가 한국에 오기도 하고, 배두나가 연인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짐 스터게스가 배두나와 처음 만나게 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홍보를 앞두고 한국에 '굳이' 찾아온 일화는 유명하다. 홍보가 표면적 이유이긴 했지만, 자청하다시피 한국 프리미어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비행기 이코노미 좌석을 타고 배두나를 만나러 온 이야기는 후에 알려졌다. 당시 짐 스터게스는 '업사이드 다운', '원 데이'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는 막 이름을 알리는 중이었다.
둘이 투표소를 배경으로 재미있는 표정을 지으며 인증샷을 남기고, 서울 인사동에서 알콩달콩 데이트를 즐기고, 공식 기자간담회에서는 귀여운 제스처들로 슬쩍슬쩍 애정을 과시했다. 여기에 짐 스터게스의 '소주 취향'은 국내 여성팬들을 배두나에 '빙의'하게 만들었던 터다.
공식 연인의 탄생은 영화처럼 영화제에서 이뤄졌다. 지난 해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부문에 초청된 영화 '도희야' 관련 인터뷰를 하던 배두나는 "짐 스터게스는 내 남자친구다"라며 공식 연인임을 밝혔다. 커플 당사자들에게나 보는 사람들에게나 짜릿한 순간이었다.
국내 뿐 아니라 외신에서도 이들이 '공개 연인'이 된 사실을 다뤘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보도를 통해 두 사람이 공식 연인이 된 이야기가 전해졌고, 짐 스터게스의 해외 팬들은 "우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행복하고, 오랜동안 행복한 관계가 되길 바란다"라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국내에서는 최초 배우 글로벌 커플이었다. 만남 그 자체로 보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줬다. 그 만큼 결별에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지만, 비단 남녀관계로 한정짓지 않더라도 숱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인생사다. 댓글로 뜬금없이 인종문제를 끄집어내거나 열등감 발언 등 이러쿵저러쿵하는 누군가 보다 그들이 적어도 더 '멋있는' 사랑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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