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대만에서 진주를 건졌다. 고졸신인 외야수 안익훈(19)이 공수주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선수단 눈을 사로잡았다. “입단 당시만 놓고 보면 정수빈 이상”이라던 신경식 타격코치의 예상이 적중하려 한다.
LG 2군은 지난 9일 대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현재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201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연습경기들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 올리고, 오는 31일 개막하는 퓨처스리그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만 캠프에서 기량을 증명한 만큼, 안익훈은 퓨처스리그 첫 해부터 꾸준히 출장할 확률이 높다. 드래프트 당시, “미래 LG 외야진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이 되려고 한다.
대만 캠프에 참가한 LG 관계자는 안익훈을 두고 “이번 캠프에서 가장 돋보였다. 공수주 모두 뛰어나다. 특히 타격은 이미 프로 수준이다. 정교하면서 장타력도 있다”고 극찬했다. 덧붙여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분명 큰 일을 낼 것이다. 시즌 후반 1군에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전고를 졸업한 안익훈은 2015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LG의 지명을 받았다. 신경식 타격코치는 대만 캠프에 앞서 이천에서 안익훈을 지도하며 “배트스피드, 임팩트, 컨택능력 모두가 좋다”고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안익훈은 고교시절 정수빈과 비교되곤 했는데, 신 코치는 두산 코치시절 정수빈을 직접 지도했다. 신 코치는 “일단 훈련서 보이는 타격은 익훈이가 입단 당시 수빈이보다 좋다. 파워도 있고, 원하는 곳으로 때리는 능력도 지녔다. 타격 재능만 보면 익훈이가 더 낫지 않나 싶다. 작은 키에 비해 파워도 있고 컨택능력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LG의 향후 최대과제는 외야진 리빌딩이다. 때문에 최근 드래프트에서 3, 4년 후를 책임질 외야수를 뽑고 있다. 2014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청소년대표 외야수 배병옥을 지명했고, 2015 드래프트에선 2차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청소년대표 외야수 안익훈과 최민창을 선택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특별지명에서 kt가 배병옥을 데려가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LG는 배병옥을 상무에 입대시켜 군복무부터 해결하려 했다. 예상과 달리 상무가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선택하면서 모든 게 꼬여버렸다. 현재 kt는 배병옥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배병옥을 지켜본 LG 선수들은 “수비가 정말 엄청나다. 못 잡는 타구가 없다. 판단력과 스피드를 모두 겸비했다”고 혀를 내두르곤 했다.
하지만 LG는 안익훈을 통해 배병옥을 잃은 아쉬움을 지울 듯하다. 2군 캠프에 참가한 LG 관계자는 안익훈과 배병옥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배병옥이 다소 거칠다면, 안익훈은 부드럽다. 운동능력만 놓고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전반적인 야구센스는 안익훈이 더 뛰어난 것 같다. 2, 3년 안으로 안익훈이 1군 외야수들을 위협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1군 스프링캠프에서 김재성과 박지규가 돋보였다면, 2군 캠프에선 안익훈이 주인공이 됐다. LG 2015 드래프티가 향후 팀의 주축으로 올라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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