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지난해 11월 왼쪽 무릎 추벽제거 수술을 받은 채태인(삼성) 또한 "절대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12일 포항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채태인은 "아직 통증은 있다"며 "타격은 가능하지만 수비와 주루에 부담이 있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선발 출장 대신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서며 실전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채태인은 "뛸때마다 아프다. 그렇다고 무조건 홈런을 칠 수도 없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류중일 감독은 "채태인이 시범경기 막판에는 1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돼야 할 것 같은데 (회복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우려했다.

"채태인이 수비 잘하잖아",.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채태인이 정규 시즌 개막전 주전 1루수로 선발 출장하길 바라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마음이다.
하지만 채태인은 "시범 경기 막바지에도 출장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정규 시즌 개막전에 나가면 좋겠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야구 1~2년 할 것도 아니고 무리해서 다치면 끝장"이라는 게 그 이유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가 자기 자리를 비우면 안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부상 또는 부진으로 빠질 경우 경쟁 선수들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다.
삼성은 채태인의 복귀가 늦어질 경우 구자욱 또는 박해민을 1루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채태인은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자리를) 빼앗기면 다시 찾아오면 된다".
무릎 상태만 회복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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