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들이 정규시즌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실험하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광현(27, SK)과 이재학(25, NC)이 순조롭게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을 마쳤다.
김광현과 이재학은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나란히 선발로 등판했다. 김광현은 4이닝 동안 6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 이재학은 5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두 선수는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까지 마무리하며 정규시즌을 향한 점검을 마쳐가고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게 잘 던졌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닝별로 기복이 있는 모습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최대한 많은 것을 준비하는 단계다. 그런 측면에서 이날 두 에이스의 등판은 적잖은 의미가 있었다. 김광현은 체인지업을, 이재학은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실험하며 보완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NC 구단에서 제공한 투구분석표에 의하면 김광현은 이날 71개의 투구수 중 체인지업을 9개 던졌다. 최저 124㎞에서 최고 132㎞ 사이에 형성됐다. 슬라이더(16개), 커브(9개), 체인지업(9개) 등 변화구가 직구 전체(30개)보다 더 많았다.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실험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 구단의 투구 분석에서는 체인지업 비율이 더 높았다. 이재학도 마찬가지였다. 주무기인 체인지업(11개)보다 슬라이더(12개)를 더 많이 던졌다.
변화구 제구 자체가 아주 완벽한 수준은 아니었다. 손에서 빠지는 모습도 몇 차례 보였다. 두 선수가 평소보다 많은 볼넷을 허용한 이유였다. 하지만 자꾸 던지면서 감을 익히려는 노력은 돋보였다. 승패에 부담이 없는 시범경기에서 새로운 무기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을 익혔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좋은 공부가 됐을 법한 경기였다.
전체적인 몸 상태는 이상이 없었다. 김광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0㎞에 육박했다. 이재학도 140㎞의 공을 던졌다. 한창 좋을 때보다는 평균구속이 2~3㎞ 정도 낮았지만 시범경기 중반 일정임을 고려하면 순조로운 컨디션 조율세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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