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이 2군 연습경기에서 무력시위를 했다.
한화 2군에 소속돼 있는 모건은 13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SK 2군과 연습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10일 2군 선수단과 함께 일본 마츠야마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모건은 귀국 후 첫 경기부터 호타준족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에 성공한 모건은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쳤고, 3번째 타석에서는 우중월 홈런을 폭발시켰다. 4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5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4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로 펄펄 날았다. 경기는 6-6 무승부.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타율 2할8푼2리 550안타 12홈런 136타점 120도루를 기록한 좌투좌타 외야수 모건은 총액 70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일본프로야구 경험도 있어 지난해 펠릭스 피에 이상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장타자는 아니지만 중견수로 수비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김성근 감독 야구에 꼭 필요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중순 무릎 부상을 당한 모건은 그대로 시즌을 접고 재활만 하는 바람에 몸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2월초 일본 고치 캠프에서 중도 귀국해 서산 잔류군으로 이동해야 했다. 서산과 마츠야마에서 몸을 만든 뒤 오키나와 1군 캠프에 다시 부름을 받았으나 1경기 만에 다시 또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달 21일 삼성과 연습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나온 그는 2타수 무안타에 몸에 맞는 볼 하나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후 다음날부터 자취를 감췄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모건에게 또 다시 2군행을 지시했다. 두 번이나 2군에 내려가는 굴욕 아닌 굴욕을 겪었다. 2군 캠프를 마치고 돌아왔음에도 김 감독의 부름은 없었다.
하지만 2군 연습경기 첫 날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떨쳤다. 김성근 감독을 향한 무력시위. 김성근 감독은 이날 대전구장에서 두산과 시범경기 승리 직후 취재진으로부터 모건의 홈런 소식을 접했다. 김 감독은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모건이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말로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이제 시범경기는 8경기가 남았다. 시즌 개막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과연 모건이 언제쯤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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