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야지. 아니 이겨내겠지”
NC 선수단은 지난 애리조나 1차 캠프 당시 어두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바로 지난해 불펜에서 필승조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원종현(28)의 대장암 소식이었다. 원종현은 곧바로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항암치료 중이다. 어찌 보면 머나먼 길의 초입에 섰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원종현은 마운드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김경문 감독의 믿음도 점점 굳건해지고 있다.
원종현은 11일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마산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술 이후 오래간만에 야구장을 찾은 원종현을 본 선수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건강한 복귀를 다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다. 원종현을 중용하며 불펜의 핵심으로 키운 김경문 감독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원종현에 대해 짠한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12일 SK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원종현의 이야기가 나오자 “샤프해져서 왔더라”라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긍정을 이야기는 것은 원종현 자신이나 김 감독이나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감독 욕심을 내서는 안 됐다. 어떻게든 결정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종현은 어디가 아프다고 핑계를 댈 만한 선수가 아니다”라고 애리조나 캠프 당시의 결정을 회상했다.
원종현은 지난해 NC 불펜에서 핵심적인 몫을 수행했다. 73경기에 나가 71이닝을 던지며 5승3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올해도 불펜 주축으로서의 활약이 기대됐다. 그런 원종현이 빠졌으니 불펜 운영이 비상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전력보다는 선수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 감독의 머릿속에서는 온통 원종현의 ‘건강한 복귀’라는 명제뿐이다.
그런 김 감독은 원종현의 재기를 확신했다. 김 감독은 “원종현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라고 운을 뗀 뒤 “원종현은 재기해야 한다. 원종현의 재기는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현의 재기를 보며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선수도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의지가 강한 선수”라고 원종현을 칭찬한 김 감독은 “이겨내야 한다”라면서 이내 “이겨낼 것”이라고 제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 뿐만 아니라 NC 구단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병원비와 항암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등 원종현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선수단도 원종현을 잊지 않고 있다. 모자 뒷면에 ‘155’를 새겨 넣었다. ‘155’는 지난 시즌 원종현이 155㎞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NC는 원종현을 포기하지 않았다. 원종현도 마운드와 NC를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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