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연봉 선수는 올해도 한화 김태균으로 15억원을 받는다. 2012년 이후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그리고 연봉 2위는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 온 KIA 윤석민으로 12억5000만원을 받는다. 그 뒤를 롯데 강민호와 SK 최정(각 10억원)이 잇는다. 여기에 두산 장원준도 올해 연봉 10억원이다.
이제 최고연봉 선수들의 기준은 10억원이 됐다. 1991년 해태 선동렬이 연봉 1억원 시대를 연지 벌써 24년이 지났는데, 최고연봉의 기준은 10배가 됐다.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봉 10억원은 김태균만이 넘어 선 고지였지만, 이제는 포지션별로 포진하고 있다.
아직 연봉 10억원을 배출하지 못한 포지션은 2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외야수다. 현재 KBO 리그 2루수 최고연봉 선수는 한화 정근우(7억원)이며 유격수 최고연봉은 NC 손시헌(4억원), 그리고 외야수 최고연봉은 LG 박용택과 이병규(각 8억원)이다.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각각 연봉 10억원 이상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2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외야수에서는 언제쯤 연봉 10억원 선수가 등장할 것인가. FA 시장규모를 생각해보면 연평균 10억원은 이제 더 이상 보기 드문 장면은 아니지만 계약금을 제외한 연봉 10억원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고지다. 리그에서 연봉 10억원이 넘는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포지션별 최고 스타들만 포진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단 아직 연봉 10억원 선수가 탄생하지 않은 포지션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두산 김현수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김현수는 올해 연봉 7억5000만원으로 비FA 선수 역대 최고연봉 기록을 깼다.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는 연봉 1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해외진출 여부다.
만약 김현수가 연봉 10억원을 넘기지 못하거나 해외로 나간다면 2016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삼성 최형우도 가능성이 있다. 2008년 이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거포 외야수 최형우 역시 지금 활약을 이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FA 총액 야수 기록을 넘볼 수 있는 선수다.
외야수는 머지 않은 미래에 탄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2루수와 유격수는 당분간 나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FA 자격을 얻어야 연봉 10억원을 넘길 수 있는데, 올해를 끝으로 자격을 얻는 두산 오재원(올해 연봉 4억원)이 최대어다. 2014년 커리어하이(타율 .339, 18홈런 88타점)를 기록하고 군입대를 한 안치홍은 2019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데 2루수 가운데는 그나마 가능성이 제일 높다. 그것도 작년 수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때의 이야기다.
유격수는 피츠버그 강정호가 한국에 남았다면 올해 연봉 10억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였는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삼성 김상수와 LG 오지환 등이 리그를 이끌어갈 유격수 자원인데,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는 2017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데, 거액의 계약을 위해서는 장타력을 키워야 하고 오지환은 김상수와 입단동기지만 1군 등록일수 부족과 군복무 문제로 지금 거론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전 포지션 연봉 10억원 시대를 가로막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계약금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FA 계약 시 계약금이 총액의 5% 내외인데 반해 한국은 절반 가까이 된다. 선수들이 목돈을 더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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