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민 좌익수 전환, 한화 '신의 한 수' 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14 06: 03

"정말 잘해주고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이례적으로 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송광민(32)이 기대이상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한화 전력 극대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대로 송광민의 좌익수 전환이 성공할 경우 한화에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송광민은 지난 12~13일 두산과 시범경기를 통해 좌익수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2경기에서 송광민은 이렇다 할 실수 없이 수비를 봤다. 오히려 강한 어깨를 앞세운 송구 능력으로 상대 주자의 진루를 막았다. 낯선 포지션의 수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9타수 5안타 2타점으로 타격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성근 감독도 송광민의 외야 수비 적응력에 만족했다. 김 감독은 "송광민의 수비가 괜찮다. 어려운 타구도 잘 잡았다. 조그만 플레이지만 다른 선수였다면 상대 주자가 2~3루로 갔을 것이다. 송광민이 송구로 베이스 하나를 막은 게 크다. 작년 그 상황이라면 다 뛰었을 것이다. 거기에서 대량 실점이 나온다. 연습한 것에 비해 송광민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송광민은 "아직 적응이 안 돼 긴장하고 있다. 조금 더 해봐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감독님께서 많은 걸 바라시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타구를 잡고, 상대 주자가 한 베이스 더 가는 것을 막아주면 된다. 앞으로 날이 따뜻해지고, 팔 상태가 좋아지면 더 강한 송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 송광민이 외야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최근 한 달 사이의 일이다. 재활 캠프에서 우익수로 연습한 그는 1구 선수단에 합류한 2월 말부터 좌익수로 테스트에 올랐다. 이처럼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송광민은 "위치가 다르긴 하지만 예전에 우익수를 해봤다. 내야를 해왔다 보니 타구시 스타트가 잘 걸린다. 상대 타자 습성을 보고 준비한다"며 "(중견수) 용규가 옆에서 타구 사인을 주며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이대로 송광민이 좌익수 자리를 굳힌다면 한화는 전력 극대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3루 자리에 일발 장타력을 갖춘 김회성이 타선에 부족한 파워를 더해줄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탄탄한 수비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주현상도 백업으로 자리가 생긴다. 여기에 최진행이 외야 수비 부담을 덜고 지명타자에 전념할 수 있다. 조인성의 부상 공백에 외야 전업을 하던 박노민을 과감하게 포수로 복귀시킨 것도 송광민 효과가 크다. 김성근 감독은 "송광민이 들어가면서 외야에 틈이 없어졌다"며 미소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아직 과제는 있다. 송광민은 "아직 공이 외야로 뜨면 다 내 것 같다. 좌우 폭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 펜스 플레이도 제대로 해보지 않았다. 낮 경기와 달리 야간 경기도 해보지 않아 적응을 더해야 할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하지만 송광민 특유의 적응력과 의지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기대다. 
매년 포지션을 옮기고 있는 송광민은 "내 자리가 없다"고 웃으면서도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감독님 구상대로 가는 게 맞다. 기회가 되면 3루도 해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많이 바쁠 것 같다"고 각오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