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언프리티’, 긴장감은 어디 가서 찾나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3.19 09: 43

여자 래퍼들이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케이블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가 매회 다양한 논란을 양산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매회 방송 후 출시되는 음원이 차트 상위권을 강타하는 등 이 방송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한데, 일각에서는 한 시간짜리 음원 홍보 방송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MSG 편집이 더해져 시청자의 입맛을 화끈하게 사로잡은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국내 최초로, 국내에서는 희귀한 여자 래퍼들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언프리티 랩스타’는 제시 치타 졸리브이 키썸 지민 타이미 육지담 제이스 등 8인이 다양한 캐릭터와 저마다의 실력으로 다양한 관전포인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종영을 향할수록, ‘오로지 실력’을 외치던 ‘언프리티 랩스타’의 정체성은 조금씩 흔들리며 출연자의 불만, 갈등을 야기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8인의 래퍼 중 가장 눈에 띄는 실력을 보이는 사람은 단연 제시와 치타다. 출연자 모두 “누가 제시를 이겨”, “당연히 치타가 1위지”라는 말을 달고 살 정도다. 배틀이 진행될수록 이들의 압도적인 실력은 출연자는 물론 시청자에게도 인정을 받으며 이들이 무조건 상위권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때문에 ‘실력으로만’ 경쟁하는 프로그램의 긴장감은 회를 거듭할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언프리티 랩스타’는 상대적인 평가가 난무하면서 출연자 간에 갈등을 유발하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끌고 가는 구성을 보이고 있다. ‘아이돌인데도 이만큼 했다’, ‘실력이 발전했다’ 등의 평가는 음원을 내고 싶은 절박함과 욕심만은 다 같은 래퍼들에게 불만을 쏟아내게 하는 것. 
지난 팀워크 배틀에서는 이 같은 불만이 극에 달했다. 제시는 이현도, 라이머, 버벌진트, 메타, 주석, 바스코, 아이언, 얀키, 피타입 등 기라성 같은 래퍼들로 구성된 평가단에게 2위로 선정된 키썸과 지민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 제시는 지민과 키썸이 2위로 호명될 때부터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욕설을 섞어 불만을 토로했다. 제시는 호평을 받고도 떨어진 타이미에 대해 “이건 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제시의 주장은 ‘예쁘장장’한 지민과 키썸의 귀여운 무대가 기술적으로 부족했다는 내용. 첫 번째 탈락자 릴샴에게도 실력 보다 외모에 더 신경 쓴다며 일침을 가했던 제시는 이번에도 이들이 실력 보다 다른 면을 부각시켰다는 주장으로 “이건 언프리티랩스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에 평가단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도 맞는 말이지만, 치타도 “아이돌인데 이 만큼 했다는 말은 이제 안 할때도 됐다”는 생각을 전했고, 타이미는 “대학 동아리에서 보던 모습이다. 덜 귀여웠으면 얘네 뭐야 싶었을 것”이라면서 키썸과 지민에 대해 일관적인 불만을 전했다.
이처럼 프로듀서에게 전적인 권한을 넘겼던 출연자들이 프로그램 전체의 룰에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은 일찌감치 실력자 래퍼가 가려진 ‘언프리티 랩스타’가 더는 ‘누가 가장 실력 있는 래퍼인가’라는 경쟁이 불가해지자, 시청자의 시선을 고정하기 위한 긴장감을 외부적인 것에서 찾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안기고 있다. 이제 더는 실력 대결이 아닌, 출연자 간의 감정 싸움에서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언프리티 랩스타’는 높은 인기 속 2회를 연장했지만, 여자 래퍼들의 힙합 전쟁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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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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