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성질이 문제다. ‘다혈질’ 데이본 제퍼슨(29, LG)의 성질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창원 LG는 14일 오후 4시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스에게 63-77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가 된 양 팀은 창원으로 장소를 옮겨 오는 16일 5차전에서 4강 진출을 가리게 됐다. 제퍼슨은 17점을 올렸지만 트로이 길렌워터에게 21점을 내주며 판정패를 당했다.
3차전에서 LG는 이겼지만 김진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스인 제퍼슨이 일찍 파울트러블에 걸렸고, 4쿼터 가장 중요한 순간 퇴장을 당했기 때문. 다행히 다른 선수들이 똘똘 뭉쳐 12점을 뒤지던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제퍼슨의 행동에는 문제가 있었다. 판정에 불복한 그는 심판에게 육두문자를 썼다가 테크니컬 파울을 추가로 지적받았다.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은 좋다. 다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부분은 팀에 해가 될 수 있다.

4차전을 앞둔 김진 감독은 “제퍼슨이 잘못을 인정했다. 상대편에서 자꾸 잡고 물고 늘어지고 하는데 파울을 안 불어주니까 하소연을 한 것이다. 제퍼슨이 특정 심판이 자꾸 파울을 분다고 하더라”고 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김진 감독도 제퍼슨을 컨트롤하는데 애를 먹는다. 제퍼슨이 너무 흥분하면 벤치로 불러들이는 수밖에 없다.
제퍼슨은 2차전부터 트로이 길렌워터의 1 대 1 대결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또 제퍼슨은 공격만큼 수비에 집중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파워에서 밀리는 길렌워터를 그대로 놔주는 경향이 있다. 2,3,4차전을 합해 길렌워터는 81득점을 폭발시키며 55점에 그친 제퍼슨을 압도하고 있다.

4차전에서도 제퍼슨은 1쿼터 공격하는 과정에서 이승현을 팔로 강하게 뿌리쳤다. 이승현의 수비자 파울이 선언됐지만, 공격자파울이 불려도 할 말 없는 상황이었다. 3쿼터에는 쉬운 골밑슛을 너무 안일하게 처리하다 계속 놓쳤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자신의 1 대 1을 고집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김진 감독은 4쿼터 중반까지 제퍼슨을 제외했다.
제퍼슨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수록 유리한 것은 상대편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제퍼슨이 뛰지 못한다면 LG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LG의 4강 진출은 제퍼슨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달렸다.
jasonseo34@osen.co.kr
고양=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