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바퀴' 예능 감초, 열심히 산 그대에게 박수를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3.15 08: 11

감초는 음식의 맛을 조화롭게 한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감초와 같은 인물들이 있다. 메인MC처럼 프로그램을 끌고 가진 않지만, 그들과 입을 맞추며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단골손님들이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친구찾기'(이하 세바퀴)에 출연한 지상렬, 김태현, 홍석천, 김영철, 허경환, 뮤지, 김나영, 박슬기, 에프엑스 앰버 등이 바로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감초들이었다.
입담이면 입담, 개인기면 개인기. "술 마신 것 아니냐"는 앰버의 말처럼, 모두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최근 '비호감 캐릭터'로 떠오른 김영철을 구박하는 것에서 시작해 '예능 대세' 앰버의 활약, 김나영과 박슬기의 막춤 대결 등이 이어졌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흘러갔지만, 웃음 뒤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출연진들의 지난달이 담겨 있었다.  

이날 김나영은 김영철, 홍석천, 허경환, 박슬기를 제치고 중도 하차한 프로그램이 가장 많은 멤버로 꼽혔다. 총 11개 프로그램에서 중도 하차한 김나영은 민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해명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케이블은 너무 사람을 쉽게 쓰고 버린다. 종편도 필요할 때 쓰고 나오지 말라더라"라며 억울해 했다. 박슬기는 그런 김나영에 "케이블계 이효리다"라고 위로를 건넸다.
김영철의 오디오는 MBC '무한도전-큰 잔치' 때처럼 쉴 틈이 없었다. MC 신동엽과 김태현은 오히려 칭찬에 주눅이 드는 김영철의 독특한 습성을 이용해 그를 놀렸다. 김영철은 전매특허인 보아의 '마이네임' 무대를 재현했다. "남을 흉내 내면서 웃기는 것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를 위해 따로 춤을 연습했다는 제작진의 고발에 의해 춤을 추게 됐다.
박슬기도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리포터로서의 경력을 살려 MC 김구라에게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1990년대 여자 아이돌과 오늘날 여자 아이돌을 비교한 춤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퍼포먼스부터 박정현 모창까지 그의 개인기는 끝이 없었다. 홍석천이 "박슬기하면 근성과 지구력이다"라는 칭찬을 한 이유이기도 했다.
예능인은 웃겨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아도, 선배들로부터 비호감이란 소리를 들어도 대중을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화면 속 그들은 언제나 웃는 얼굴일지언정, 보이지 않는 고군분투가 있다. 아이디어가 고갈돼 프로그램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선배에게 '너 변했다'는 말을 듣고 눈물 흘리는 날도 있다.
누구나 1인자가 될 순 없다. 하지만 1인자도 혼자가 아니다. 유재석 또한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어 더 큰 웃음을 안긴다. 1인자가 아니면 또 어떠한가. 그들이 이날 안긴 웃음 역시 유재석의 그것처럼 방송인으로서 열심히 살아온 결과였다.
jay@osen.co.kr
'세바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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