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적응 시작’ 강정호, 타격감 살아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5 06: 32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시범경기 일정의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왔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좀 더 나은 상황에서 시즌을 맞이하려면 타격감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 이미 활용성은 검증된 상황에서 남은 시범경기 일정의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피츠버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과의 시범경기까지 총 12차례의 시범경기를 가졌다. 강정호는 이 중 선발 및 교체로 7경기에 나갔다. 보통 하루 출전하면 그 다음 경기는 쉬고, 3일 연속 출장은 하지 않는 방식으로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리고 앞으로 약 20경기 정도가 더 남아있다.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는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생길 예정이라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출장 및 타석을 예상해볼 수 있다.
외견상 7경기에서의 성적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 타율은 1할8푼8리다. 삼진은 네 차례 당한 반면 볼넷은 하나를 골랐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적이 다는 아니다.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아직은 투수들의 공이 낯선 것은 다른 타자도 마찬가지다. 경쟁자인 조디 머서의 타율은 1할7푼6리로 강정호보다 더 떨어진다. 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라는 앤드류 맥커친은 1할6푼7리다. 하지만 이들을 걱정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과정이 괜찮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아직 팀 분위기도 낯설 법한 시기지만 의외로 빨리 MLB 무대에 적응해간다는 평가가 많다. 유격수로 출장해 수비에서 별다른 문제를 보여주지 않은 강정호는 최근에는 3루수로 출전하는 빈도도 늘었다. 두 포지션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며 강정호를 내야 전 포지션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피츠버그의 구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만간 2루에서도 시험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강정호는 계속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테스트 받을 전망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무리한 부담을 지우기 꺼려한다. 시즌 초반에는 여러 포지션의 백업 선수로 활용하며 새로운 무대에 대한 적응 기간을 준다는 심산이다. 그런 측면에서 유격수 및 3루, 그리고 2루까지 전천후 요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당분간은 수비와 팀 포메이션 적응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과정 속에서 공격력까지 끌어올린다면 금상첨화다. 단순한 타율의 문제가 아니다. 안타가 안 나오더라도 정규시즌에 들어가기 전 타격감을 예민하게 만들어놓을 필요는 있다. 시범경기 초반부터 연속 장타를 때려내며 큰 화제를 모은 강정호다. 하지만 여전히 MLB 무대가 낯설다. MLB 투수들의 수준은 차치하더라도 처음 뛰는 경기장에서 처음 보는 투수들과 상대해야 한다. KBO 리그의 투수들과는 다른 승부 방식에도 적응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과제다. 하지만 강정호의 타격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초반부터 장타가 나온 것도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최근에는 두 차례나 큼지막한 파울홈런을 치는 등 단순히 기록에서 드러나는 것 외에 방망이 순도도 좋아지고 있다. 팀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기세다. 14일까지 강정호는 팀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최대한 경기 감각을 쌓으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 중 하나다. 자신의 구상대로 천천히 시즌을 준비할 여건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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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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