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자존심' 韓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첫날 '노골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3.15 05: 47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본선 첫날 한 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릴라츠스코예 빙상장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여자 1500m에서 심석희가 은메달, 최민정이 동메달을 땄지만 나머지 종목에서 모두 노메달에 그쳤다.
단순히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에 아쉬운 결과는 아니었다. 쇼트트랙 최강국을 자랑하는 한국은 예상 밖의 부진 속에서 이제껏 한 수 아래로 두던 선수들에게 모두 메달을 내줬다. 특히 여자 1500m는 결승 중반까지 한국이 금·은·동 싹쓸이를 눈 앞에 둘 정도로 앞섰으나 눈앞에 뒀던 금메달을 내주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후반 페이스가 빨라지면서 한국 선수끼리 견제하는 모습이 나왔고, 바로 뒤에서 추격하던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앞으로 치고 나가 선두에 올랐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바로추격에 나섰지만 아쉽게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준형 여자대표팀 코치는 “작전은 잘 됐는데 우리 선수끼리 견제하다보니 레이스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달 획득에 실패한 김아랑은 경기 후 눈물을 지었다. 김아랑은 “경기 들어가기 전에 ‘우리끼리 겹치지 않게 하자’고 서로 얘기 했는데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여자 500m 예선에서 넘어져 병원에 이송됐던 김아랑은 하루 만에 회복하고 빙판에 섰다. 하지만 이날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크리스티 엘리스(영국)가 넘어지면서 함께 넘어져 또 한 번 펜스와 충돌했다. 다행히 어드벤스로 구제 받았지만 내내 허리를 잡으며 통증을 호소했다.
김아랑은 “현지 병원에서 검사했을 땐 목, 허리 부분 뼈에 금은 안갔지만 통증이 있어서 서울에 돌아가면 다시 검진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500m에선 최민정이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했지만 4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최민정과 심석희가 대회 여자부 중간 순위에서 아리아나 폰타나, 판 커신(중국)에 이어 3, 4위를 기록함에 따라 대회 2연패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남자 대표팀의 성적도 부진했다. 남자 1500m에선 박세영이 결선에 올랐지만 4위에 그쳤다. 우승은 러시아의 세멘 엘리스트라토프가 차지했다. 박세영은 아웃코스를 타며 끊임없이 선두권 진입을 노렸지만 경기 후반 선두권을 달리던 엘리스트라토프와 찰스 아믈랭(은메달·캐나다)이 속도를 올리는 바람에 차이가 벌어지며 역전에 실패했다.
남자 500m에 나선 박세영, 서이라, 신다운은 8강에서 모두 탈락했다. 여자 3000m계주와 남자 5000m계주는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다. 여자 대표팀은 이날 계주에서 김아랑의 부상으로 전지수가 대신 들어가 뛰었다. 여자 대표팀은 이탈리아, 헝가리, 러시아와의 계주 준결승에서 2위를 달리다가 막판에 넘어져 3위로 골인했지만 어드벤스로 구제받아 결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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