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FA 투수 3인방이 차례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느낌이 좋다.
한화는 지난겨울 3명의 FA 선수들을 영입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가장 먼저 좌완 불펜 권혁을 잡았고, 이어 송은범과 배영수까지 데려왔다. 비록 전성기에 비해 가치가 조금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투수조련사' 김성근 감독의 존재로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지옥의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에 첫 모습을 드러낸 FA 3인방은 하나 같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시범경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FA 3인방 역시도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다. 오히려 순조롭게 페이스를 조절하며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권혁이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지난 11일 대전 SK전에서 구원으로 나와 2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44km로 한창 좋을 때처럼 빠르지 않았지만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투구로 위력을 떨쳤다. 결정구로 준비한 포크볼도 좋았다.
이어 배영수가 12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로 나와 3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배영수 역시 최고 구속은 142km로 빠르지 않았지만, 간결해진 투구 폼에서 좌우 코너워크가 잘 이뤄졌다. 슬라이더와 함께 결정구 포크볼의 완성도와 활용도도 높아졌다.
여기에 가장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낸 송은범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13일 마산 NC전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2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한 것이다. 비록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고 146km 직구와 효과적인 맞혀 잡는 투구가 돋보였다. 위기관리도 좋았다.
FA 3인방의 공통점은 스프링캠프 기간 김성근 감독의 맨투맨 지도아래 투구 폼 교정 작업을 거쳤다는 점이다.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온 게 핵심. 시간이 조금 걸리는 예민한 작업이라 실전경기 등판을 늦추며 세밀하게 준비한 것이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잘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김성근 감독은 "권혁과 배영수는 폼 교정 이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송은범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반색했다. 이제는 시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하는 일만 남았다. 배영수는 "이제는 교정이 아니라 경기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권혁은 "아프지 않고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문제없이 시즌 개막에 들어갈 것이다"고 자신했다. 송은범은 "아직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 크게 만족할만한 건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선발, 권혁은 구원으로 한화 마운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나란히 시범경기 첫 스타트를 순조롭게 끊은 FA 3인방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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