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끝날 수 없다.”
LG 트윈스의 심장 이병규(9번·41)의 단호함이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병규는 지난 12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시범경기서 올해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13일 삼성전과 14일 KIA전서 각각 적시 2루타와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병규의 맹타를 앞세운 LG는 KIA를 11-5로 대파했다.
이병규는 지난해 12월부터 개인훈련에 돌입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지난해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은 없다. 팬분들과 동료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끝날 수는 없다”고 다짐했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2015시즌을 준비했다.

실제로 이병규는 스프링캠프에서 단체훈련 외에도 꾸준히 개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단체 훈련이 끝나고 나서는 홀로 다리 근력 강화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팀 내 최고참이지만, 누구보다 많은 땀을 쏟았다. 오키나와 캠프 막바지에는 “몸 상태를 100% 이상으로 올리려고 한다. 최고의 컨디션 속에서 올 시즌을 치르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전했다.
그만큼 일찍 예열을 마쳤다. 최근 두 개의 장타만 봐도, 이병규의 컨디션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알 수 있다. 이병규는 13일 피가로의 152km 패스트볼을 완벽히 밀어서 좌측 선 안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었다. 14일에는 스틴슨의 142km 패스트볼에 광주 챔피언스필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지난해 이병규는 부상 복귀 후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상대팀은 경기 중후반 이병규가 타석에 들어서면, 가장 공이 빠른 불펜투수로 맞불을 놓곤 했다. 그런데 이병규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다가오면서 배트스피드가 올라왔고, 정규시즌 막바지 9경기에서 25타수 8안타로 정상궤도를 그렸다. 포스트시즌서도 투지를 발휘, 2014년 마지막 경기가 된 플레이오프 4차전서 멀티히트를 쳤다. 비록 2014시즌이 이병규의 커리어로우가 됐지만, 반등 가능성을 보였다.
이병규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모든 공을 안타로 연결시킬 수 있는 타자다. 그만큼 타격존이 넓다. 직구 타이밍에서 변화구가 들어와도 감각적인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 낸다. 배트스피드만 유지한다면, 2013년 타격왕의 모습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 이병규의 최근 2경기 장타 폭발은 LG에 있어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잠실구장에서 이병규처럼 팬들의 함성을 유도할 수 있는 선수는 흔치 않다. 지난해 NC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이병규가 대타로 투입된 순간, 잠실구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폭발했다. 이병규가 곧 LG 트윈스라 할 정도로, LG팬들의 이병규를 향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LG 선수들 또한 시간을 거부하는 큰 형님의 활약에 혀를 내두르면서 존경을 표하곤 한다.
양상문 감독은 현재 이병규의 컨디션을 두고 “완전히 올라온 상태다. 지난해보다 배트스피드가 더 빨라졌다”며 놀라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전했다. 잠실구장 쇼타임 준비는 끝났다. 2015시즌에도 LG팬들은 이병규의 안타 하나하나에 엄청난 함성으로 화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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