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왜 왔어?"
15일 마산 용마고등학교. NC와 시범경기를 위해 원정을 찾은 한화 선수들이 경기 전 특타를 위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아침 7시부터 일어난 특타조 8명은 8시20분 숙소에서 출발, 9시부터 용마고에서 본격적인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8명의 특타 멤버에서 의외의 인물이 있었으니 김태균이었다.
시범경기 타율 2할1푼4리에 그치고 있는 김태균이지만 그에게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이 전달한 특타조 명단에는 '52'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김 감독은 예전부터 선수를 등번호 숫자로 표시했다. 52번은 바로 김태균의 등번호, 그 역시 특타 멤버에 포함돼 있었다. 오윤 김회성 박노민 이학준 황선일 송주호 장운호 등 비주전 또는 게임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과 함께 김태균도 특타를 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한 결과 김 감독이 김태균을 특타조에 넣은 착각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 마산구장에 도착해 불펜에서 투수들의 투구를 지켜보고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김태균을 부른 건 내 실수 때문이다. 원래는 오준혁을 부르려고 했는데 숫자를 잘못 적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원래 김 감독이 부르려고 한 선수는 등번호 62번의 오준혁. 그러나 김 감독이 번호를 착각하면서 김태균은 아침부터 일찍 훈련장에 나와야 했다. 용마고에서 김태균을 본 김 감독은 "너 왜 왔어?"라고 물어봤고, 그제서야 잘못 전달한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타격 훈련을 시작한 상황, 김태균은 한 박스 이상 공을 치고 난 뒤였다.
뜻하지 않은 해프닝이었지만 김 감독은 김태균에게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용마고 구장은 우측에 비해 좌측에 보호망이 낮아 공이 바깥으로 많이 나간다. 최근 당겨치기에 집중하고 있는 김태균은 그 곳으로 많은 타구를 보냈다. 김 감독은 "김태균이 좌측으로 당겨쳐서 민가가 있는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그쪽에 사는 할머니가 당겨치지 말고 밀어쳐라고 하더라. 만약 밀어서 치면 그 할머니를 코치로 불러야겠다"며 웃었다.
한편 김 감독은 "오늘 경기를 마치자마자 훈련을 할 것이다. 대전구장에 라이트 시설을 준비시켜 놓았다"며 네버에딩 훈련을 예고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화는 훈련 또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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