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 윤정환 감독이 황새 사냥에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맞대결서 난타전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2연승을 챙기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K리그 40대 사령탑의 기수인 포항 황선홍 감독과 올 시즌 K리그에 입성한 울산 윤정환 감독은 젊은 감독답게 경기전 입담대결을 펼쳤다. 먼저 불을 당긴 것은 윤 감독. "포항 상대로 현역시절 좋은 기억이 많다. 프로 데뷔전도 이 곳에서 했고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전북 시절에서도 포항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오늘도 꼭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황선홍 선배님께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 개막전서 서울을 꺾고 포항전에 대해 "독수리를 잡았으니 황새도 잡으러 가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일본에서 성공한 것을 K리그에서도 이어 가겠다는 의지. 독수리는 현역시절 최용수 서울 감독의 별명이고 황새는 황선홍 감독의 별명이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황 감독은 "윤 감독이 잘했던 것은 SK 때 이야기다. 나도 현역시절에는 울산에 패한 기억이 없다. 그리고 나는 이 곳에서 우승을 했다. 도전은 받아 들이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황선홍 감독은 스틸야드에서 선수 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
울산은 선수들이 감독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46분 제파로프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2골을 몰아쳤다.
후반 17분에는 마스다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냈고 후반 분에는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양동현이 집념을 선보이며 쐐기골을 터트렸다.
포항이 선수교체를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울산은 침착하게 경기를 펼쳤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항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기회가 왔을 때는 적극적으로 역습을 펼치면서 포항을 압박했다.
반면 포항은 조직적인 축구를 펼치지 못했다. 실점이 늘어나며 흔들린 포항은 컴팩트한 축구를 펼치지 못했다. 선수들이 흔들리면서 어려움이 따르는 모습이었다. 적극적으로 문전에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또 설상가상 포항은 주전 골키퍼 신화용이 어이없는 실책으로 인해 실점을 하고 말았다.
결국 꾀돌이 윤정환의 황새 사냥도 성공으로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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