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아란(23, KB스타즈)이 하은주(32, 신한은행)과 신경전을 개의치 않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청주 KB스타즈는 1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54-51로 제압했다. KB스타즈는 3전 2선승제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서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역대 플레이오프 중 1차전 승리팀이 결승에 오를 확률은 84.6%에 달한다.
3쿼터 중반 수비를 하던 홍아란은 최윤아에게 다소 거친 파울을 했다. 코트에 넘어진 최윤아는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자 하은주가 나서 홍아란을 훈계했다. 홍아란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더 선배인 변연하가 나서 뒤로 홍아란을 감쌌다. 그러자 하은주도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결국 홍아란이 최윤아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 됐다.
선수층이 깊지 않은 여자농구는 남자농구보다 위계질서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다른 팀 선배라도 예의를 깍듯이 차리는 것이 보통이다. 긴박한 경기 중에도 파울을 하면 꼭 미안하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어린 선수들이 대선배를 만나면 붙기도 전에 위축돼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은주도 홍아란이 선배인 최윤아를 심하게 밀쳤으니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치열하게 투쟁하는 플레이오프서 매번 상대를 배려하기는 쉽지 않다. 마음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연하가 나선 것도 홍아란이 위축되면 KB스타즈의 패배로 직결되는 것을 우려했던 것.

결국 홍아란은 끝까지 위축되지 않고 제 플레이를 펼쳐 10점, 3어시스트, 1스틸로 주전가드의 역할을 다했다. ‘강심장’ 홍아란의 활약에 KB스타즈는 기선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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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