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징비록’, 이순신 정체는 아직도 오리무중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3.16 07: 01

나올 듯, 나올 듯 나오지 않으니 자꾸만 관심이 간다. 정체가 공개되지 않을수록 궁금증은 더 커져가고 여러 추측과 가상 캐스팅이 등장한다. 물론 드라마의 주인공은 류성룡 이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임진왜란의 주인공은 이순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엄연한 사실. 공개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캐스팅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오후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극본 정현수 정지연 연출 김상휘 김영조)에서는 전라좌수사 이순신과 서찰을 주고받으며 그를 격려하는 류성룡(김상중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류성룡은 왜란에 대비한 축성을 포기하려는 선조(김태우 분)를 말렸다. 하지만 과도한 군역과 노역으로 민심이 험해지자, 선조는 이를 포기하려고 했고 류성룡은 조세제도를 개혁해 양민 뿐 아니라 양반과 지주에게도 조세의 부담을 줘야한다고 주장해 조정 대신들의 미움을 샀다.
더욱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명나라는 조선이 왜에 통신사를 보낸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는 이유로 유감을 표하며 은저 만 냥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아래로는 민심, 위로는 명나라의 압박에 당황한 선조는 왜란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그저 회피하기만 했고, 모든 잘못을 류성룡에게 물었다.
  
하지만 조정에서 류성룡의 ‘나홀로’ 고군분투는 계속됐다. 그는 조정의 원조가 끊긴 상황에서도 선조를 찾아가 비격진천뢰와 거북선이 왜구로부터 조선을 지킬 수 있는 무기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선조는 조선의 수군이 부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거기에 쓸 힘을 빼 육군을 기르는 데 힘을 쓰겠다고 알렸다. 류성룡이 이를 발 벗고 반대한 것은 당연했다.
  
류성룡은 그간 이순신과 서찰을 주고받으며 긴밀한 사이를 유지했다. 그는 한음 이덕형(남성진 분)의 도움으로 전라좌수영에 쌀 2만석을 보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순신이 사사로이 나라의 돈을 빼돌려 사사로이 배를 채우면 내 목숨을 내 놓겠다”고 이순신에 대한 극진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이순신으로부터 거북선의 설계도를 받아들고는 “언젠가 거북선을 볼 날을 고대하겠다”고 격려와 기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이순신의 비중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그의 모습은 방송을 통해 볼 수 없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앞서 제작진은 제작보고회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이순신 배역의 중요도가 많은 이들의 기대보다 낮을 것임을 예고한 상황. ‘징비록’은 임진왜란을 다루기보다 그 시기를 살았던 서애 류성룡의 행적을 따라가는 작품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역사 속 이순신은 존재감은 어쩔 수 없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시청자들의 기대감에 걸맞으면서도 주인공 김상중, 김태우의 존재감을 가리지 않을 '신의 한 수' 캐스팅을 기대해 본다.
한편 '징비록'은 임진왜란 시기를 겪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이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하여 미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만든 대하드라마. ‘다모’, ‘주몽’, ‘계백’을 집필한 정형수 작가가 집필을, ‘전우’의 김상휘 PD가 연출을 맡았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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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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