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t 위즈의 첫 외야진은 어떻게 꾸려질까.
kt 주전 라인업의 윤곽이 시범경기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kt는 14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김사연(우익수)-신명철(1루수)-마르테(3루수)-김상현(좌익수)-박경수(2루수)-윤도경(지명타자)-배병옥(중견수)-용덕한(포수)-박기혁(유격수)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15일) 경기에선 배병옥만이 이대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타순 변동만 있었을 뿐이다.
2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선발 라인업을 예측할 수 있다. 조범현 감독은 14일 선발 라인업이 주전 선수들인가라는 질문에 “바뀔 수도 있다. 좌우 투수들에 따라 다르다”라고 짧게 답했다. 일단 내야 키스톤콤비로는 박경수-박기혁, 3루수로는 마르테가 주전이다. 그리고 베테랑들이 즐비한 1루는 컨디션에 따라 번갈아 가며 선수들이 나설 예정.

여기에 젊은 백업 선수들이 성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 감독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다만 외야에 있어선 “자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외야수들의 기용 방안에 대해 밝혔다. 먼저 김상현이 좌익수로 출전할 때와 결정할 때 2가지 경우에 따라 선수들의 포지션이 바뀐다.
조 감독은 “이대형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좌익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사연, 배병옥, 김진곤 3명의 선수가 외야에서의 움직임이 좋고 송구 능력도 좋다”고 말했다. 3명의 선수 모두 발이 빠르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어 수비 범위 역시 문제없다는 평가다. 특히 김사연에 대해선 “우익수로서 타구를 쫓아가는 게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라고 칭찬했다. 그럴 경우엔 나머지 선수들이 중견수를 보게 된다.
그리고 김사연은 15일 경기서 연이은 호수비를 펼치며 주전 우익수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김사연은 3회초 2사 1,3루서 홍성흔의 우익수 뒤로 뻗는 타구를 잘 쫓아갔지만 공은 김사연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외야수 뒤로 넘어가는 공은 처리하기 까다로운 타구다. 끝까지 쫓아가는 모습이 좋았고, 이 타구는 당연히 안타로 기록됐다. 이후엔 오재원의 잘 맞은 우중간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9회초 1사 후에도 오재원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며 호수비를 선보였다.
좌익수 이대형, 우익수 김사연이 나선다면 중견수에는 김진곤, 배병옥 등이 뛸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지녔다. 그러나 조 감독은 “김상현이 좌익수로 출전한다면 이대형이 중견수를 맡고, 김사연이 우익수를 맡을 수 있다”며 2번째 플랜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상현이 거포 본능만 되찾는다면 공격력 면에선 이 외야 라인이 주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재까지는 구상일 뿐이다. 김사연의 타격 페이스는 괜찮지만 김진곤, 배병옥은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확실한 주전을 언급하긴 쉽지 않은 상황. 조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를 걸었던 배병옥에 대해서도 “아직은 1,2군을 왔다 갔다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21살이다. 따라서 근력을 만들어야 한다. 파워를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뛰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있는 김동명이 합류할 경우에도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
어찌 됐든 외야진의 2가지 운영법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김사연, 김진곤, 배병옥 등 주전과 백업을 오갈 선수들이 1군 무대 적응을 마쳐야 한다. 남은 시범경기는 이들에게 분명 큰 경험이 될 터. 과연 kt가 형님 구단들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외야진을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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