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력↑’ 이재원 방망이는 쉴 줄 모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6 10: 30

타격 하나는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원(27, SK)의 방망이가 업그레이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지훈련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타격감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장타력 측면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있다. 상대에 위압감을 주는 중·장거리포의 등장 예감이다.
이재원은 지난해 초·중반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꿈의 타율’이라는 4할 언저리의 타율을 유지하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신인 시절부터 “타격 잠재력은 탁월하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재원의 노력이 기회를 만나 폭발한 모습이었다. 비록 후반기 들어 체력이 떨어지며 최종 타율은 3할3푼7리에 그쳤지만 이도 뛰어난 성적이었다. 12개의 홈런, 83개의 타점 모두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 3할을 훌쩍 뛰어넘는 타율을 기록한 이재원이다. 사실 정교함에서는 더 나아지기가 쉽지 않다. 일단 맞히는 데 중점을 두는 전형적인 교타자는 아니다. 여기에 발이 느려 내야안타를 만들기 힘들다. 타율을 유지하기가 힘든 여건이다. 하지만 올해 이재원이라면 말이 다르다. 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고감도 방망이를 이어가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이 “이렇게 타격감이 계속 좋기는 쉽지 않다”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오키나와에서 가진 연습경기에서 이재원은 총 5경기에 나갔다. 타율은 5할3푼8리(13타수 7안타)에 이르렀다. 출루율은 6할이었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 잔뜩 힘을 주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가볍게 맞히는 기술은 일본프로팀들의 마운드를 서늘하게 했다. 캠프 최우수선수(MVP) 후보 중 하나였다. 시범경기에서도 15일까지 7경기에서 타율 5할3푼8리(13타수 7안타)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무려 6할4푼7리다. 말릴 수 없는 타격감이다.
발전이 뚜렷한 지점도 있다. 바로 장타력이다. 이재원, 그리고 김무관 타격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겨울 동안 장타력 증강에 주목했다. 지난해 이재원의 장타율은 5할7리였다. 규정타석을 채운 55명의 선수 중 21위에 해당되는 성적으로 리그 평균(.489)을 약간 웃돌았다. 냉정히 말해 홈런타자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재원은 겨우 내내 땀을 흘리며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했다. 그 결과 밸런스를 유지하면서도 힘이 불어났다.
이런 이재원의 노력은 실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보통 투수들이 득세할 시기인 1차 전지훈련에서 팀의 첫 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바로 이재원이었다. 남다른 타격감이었다. 시범경기에서도 벌써 2개의 홈런을 쳤다. 장타율은 10할이 넘는다. 지난해도 시범경기에서 3할5푼7리의 좋은 타율을 기록했던 이재원이지만 홈런은 없었고 장타율은 4할2푼9리였다. 이와 비교하면 방망이의 진화를 실감할 수 있다.
호재도 있다. 우선 체력 안배다. 김용희 감독의 계획에 따라 이재원은 올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포수 마스크를 쓸 예정이다. 나머지 경기는 지명타자로 나선다. 포수에 대한 꿈이 누구보다 큰 이재원으로는 내심 아쉬운 상황이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에는 체력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를 사실상 풀타임으로 보내며 오른손 투수들의 공도 많이 본 이재원이다. 기술·체력·경험 3박자가 두루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이상의 타격 성적을 기대하는 것이 결코 무리가 아닌 이유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