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4번타자 김태균(33)은 지난 15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호출을 받았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특타조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이다. 보통 선발로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빠지는데 김태균이 포함돼 있으니 의외의 일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알고 보니 김성근 감독의 착각이 부른 해프닝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를 등번호 숫자로 표시하는데 62번 오준혁이 원래 특타 멤버였다. 그러나 김 감독이 52번으로 착각해 잘못 적는 바람에 김태균은 뜻하지 않게 특타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김태균의 특타 소화가 그럴 듯하게 여겨진 것은 이날 경기 전까지 시범경기에서 다소 부진했기 때문. 6경기에 나와 14타수 3안타 타율 2할1푼4리에 그쳤다. 특히 전날이었던 14일 마산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니 특타 멤버에 포함될 법도 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김태균은 괜찮아 보인다. 타격에서는 특별히 시킬 건 없다"고 했다. 오히려 김 감독은 수비에서 "작년이었으면 놓쳤을 타구를 잡는다"고 칭찬하며 타격은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이것저것 다양한 시험을 해보고 있다. 타격 폼에 있어 발을 살짝 들고 치기도 하고, 준비 자세 동작도 조금씩 바꿔보고 있다. 원래 우중간으로 밀어치기에 능하지만 최근에는 당겨 치는 쪽으로 시험 중이다.
김태균은 "타자가 1년 내내 한 가지 타격 폼으로만 칠 수 없다. 안 좋을 때 폼을 바꿔도 어색하지 않게끔 지금 준비해 놓아야 한다. 지금은 이것저것 여러 방식으로 해보고 있다"며 "기본적인 폼과 스타일은 어디 가지 않는 것이다. 특별한 무기는 없지만, 시즌 중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하는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정도 되는 선수라면 시범경기 성적은 의미 없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로 대비를 한다. 참고로 지난해 김태균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2할2푼2리 무홈런 1타점이었다. 김태균 걱정은 아마도 가장 쓸데없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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