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수비력 향상? 아직 멀었다"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16 10: 31

한화는 시범경기에 확연히 달라진 팀컬러를 보이고 있다. 타선은 터지지 않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팀의 발목을 잡아 온 마운드와 수비가 눈에 띄게 안정된 것이다. 
16일 현재 한화의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2.94로 리그 3위이며 실책은 7경기에서 2개로 10개 구단 중에서 최소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리그 최다 113개의 실책으로 자멸했던 한화의 수비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내외야에서 견고해진 모습이다.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에서 지옥훈련 성과가 이제야 나타나고 있다. 김성근 감독도 "캠프에서 훈련한 것이 제대로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에서 한화의 수비는 아직 김 감독 눈에 차지 않는다. 

한화는 지난 15일 마산 NC전에서 1-2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이 경기를 두고 김 감독은 "수비 때문에 진 것이다"고 말했다. 9회말 NC 최재원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는 과정 전체를 두고 수비에서 세밀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지적이었다. 
한화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최재원에게 3루수를 맞고 좌측으로 빠지는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김 감독은 "수비 위치가 잘못됐다. 3루수가 안쪽으로 한두 더 발 앞에 있었다면 쉽게 병살로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고 설명했다.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던 3루수 주현상이 3루수-유격수 사이로 흐르는 타구에 몸을 날렸지만, 글러브를 맞고 튄 공은 좌측으로 빠졌다. 
김 감독은 "8회 최재원의 안타를 생각해야 했다. 몸쪽 직구에 먹혀서 2루수 넘어 안타가 된 것이다. 타자의 스타일을 볼 때 라인으로 향하는 타구는 없다. 내야 수비가 벌어질 게 아니라 안쪽으로 더욱 좁혀야 했다. 수비수라면 경기 상황과 상대 타자에 맞춰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포수뿐만 아니라 수비수들도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아직 수비 시프트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라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맡기며 실력을 점검하고 있다. 지옥 훈련을 통해 자신에게 오는 타구에는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선 경기흐름과 상황에 따른 이해력도 필요하다. 
김 감독은 "시즌에 들어가면 결국 머리싸움이다. 투수와 포수의 볼 배합도 그렇고, 수비수들도 공 하나의 의미를 잘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론 정규시즌엔 수비 시프트가 본격 가동된다. 김 감독은 "최근 2년 동안 타자들의 타구 방향과 시범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준비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직 한화의 수비는 완성된 게 아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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