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결산②]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노장의 불꽃 투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3.17 06: 28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는 노장들의 불꽃 투혼으로 눈부셨다. 지난 16일 최종전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은 정규시즌을 베테랑들에게 초점을 맞춰 돌아봤다.
삼성화재 센터 고희진(35)은 지난 2003년 입단해 줄곧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34경기 95세트에 출전해 56점을 기록,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4연패와 통산 7번째 우승에 일조했다.

한국전력의 센터 후인정(41)과 방신봉(40)은 V리그 남자부에서 사십 줄을 넘긴 유이한 현역 선수다. 둘은 지난 1997년 나란히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중흥기를 이끌었다. 방신봉이 2005년 LIG손해보험을 거쳐 2009년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뒤 후인정이 2013년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며 한솥밥을 먹게 됐다.
후인정과 방신봉은 올 시즌 알토란 활약으로 소속팀의 플레이오프행을 도왔다. 방신봉은 32경기 95세트에 나서 99점을 올렸다. 후인정은 29경기 86세트에 나와 10점을 기록했다. 이들의 무한도전은 OK저축은행과의 플레이오프서도 이어진다.
현대캐피탈의 세터 최태웅(39)과 리베로 여오현(37)도 빼놓을 수 없다.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최태웅은 2010년 라이벌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옮겼다. 올 시즌 18경기 34세트에 출전하며 권영민, 이승원과 함께 세터로 활약했다. 2000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2013년 현대캐피탈로 자리를 옮긴 여오현은 남자부 최고의 리베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했다. 36경기 139세트에 나서, 460개 중 381개의 디그를 성공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현대캐피탈에 여오현이 있다면 대한항공엔 이에 필적할 리베로 최부식(37)이 존재한다. 올 시즌 36경기 132세트에 출전해 376개 중 319개의 디그를 성공시켰다. 소속팀 동료 센터 이영택(38)은 20경기 41세트에 나와 18점을 기록했다. LIG손해보험의 레프트 이경수(36)도 11경기 17세트에 출전해 8득점을 기록했다.
여자부에서도 노장 투혼은 빛이 난다. GS칼텍스 레프트 한송이(31)는 지난 2002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 2008년 흥국생명을 거쳐 2011년부터 GS칼텍스에 몸담고 있다. 그는 올 시즌 30경기 119세트에 나와 323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20년 만에 센터로 변신해 활약하는 등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했다.
도로공사 세터 이효희(35)와 센터 정대영(34), 센터 장소연(41) 등 3명은 프로배구 원년이었던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도로공사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일등공신은 이적생 이효희와 정대영. 둘은 올 시즌 나란히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998년 KGC인삼공사에 입단한 이효희는 2010년 유니폼을 벗은 뒤 이듬해 복귀했다. 흥국생명(2007년)과 IBK기업은행(2011년)을 거쳐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효희는 올 시즌 28경기 105세트에 출전해 40점을 올렸다. 정대영은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해 GS칼텍스(2007년)를 거쳐 도로공사로 적을 옮겼다. 올 시즌 27경기 95세트에 나서 179점을 기록했다. 플레잉코치 장소연은 현역 최고령 여자 선수다. 2012년 은퇴 후 이듬해 도로공사에 복귀해 플레잉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21경기 66세트에 나와 99점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 세터 김사니(34)와 현대건설 레프트 한유미(33)도 빼놓을 수 없다. 김사니는 1999년 도로공사에 입단해 인삼공사(2007년), 흥국생명(2010년), 로코모티브 바쿠(2013년, 아제르바이잔)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30경기 115세트에 출전해 67점을 기록했다. 한유미는 GS칼텍스 한송이(31)의 친언니다.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해 인삼공사(2011년)를 거쳐 이듬해 은퇴한 한유미는 지난해 현대건설로 복귀하며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 올 시즌 29경기 97세트에 출전해 51점을 올렸다.
삼십 줄을 훌쩍 넘긴 이들의 노장 투혼이 젊은 후배들의 혼을 깨우고 있다.
dolyng@osen.co.kr
정대영-장소연(위) / 방신봉(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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