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까지 털렸습니다. 자극 시키지 말아주세요".
천신만고 끝에 창원 LG가 고양 오리온스를 꺾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6일 열린 경기서 LG는 83-80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4강에서 모비스를 만나게 됐다.
이날 김종규는 21점과 4개의 리바운드를 따내며 김시래(22점, 5어시스트)에 이어 팀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김종규는 경기 막판 중요한 순간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 시키며 LG를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를 마친 김종규는 "기본적으로 수비에서의 움직임과 공격에서의 움직임 등 찬스를 잘 만들어야 한다. 모비스가 우리를 잘 준비했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체력은 떨어졌지만 경기력은 좋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는 기억을 지난 시즌으로 되돌렸다. 챔프전에서 모비스와 만났던 김종규는 당시 시리즈를 앞두고 "(함)지훈형을 10점 이하로 막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김종규의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함지훈은 첫 경기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맹활약을 선보였다. 또 모비스는 우승을 차지했고 LG는 준우승에 그쳤다. 결국 김종규의 완패. 따라서 당시의 상황에 대해 김종규는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김종규는 "지난시즌 (함)지훈형을 막겠다고 했다가 영혼까지 털렸다. 지난시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에는 조직적 수비로 막아낼 것이다. 협력 수비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규의 움직임이 살아났다면 지난 시즌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더욱 성숙해졌다.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좋은 선수로 평가받을 준비를 마친 상황. 하지만 통합 챔피언은 올라서지 못했다. 따라서 김종규는 조심해졌다. 설레발을 펼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순간에도 김종규는 조심스러웠다. 그는 "지훈형을 자극 시키지 말아주세요"라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모비스전 승리에 대한 의지는 강했다. 실리를 추구해 챔프에 오르겠다는 것이 김종규의 속내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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