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신예선수들을 투입 중이다. 지난달 고등학교를 졸업한 1년차부터 작년까지 신고선수 신분이었던 어린선수들이 1군 시범경기서 뛰고 있다. 심지어 2군 대만 캠프에 참가했던 선수들도 1군에 합류해 시범경기에 나선다.
신예선수들을 시범경기에 투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당장 이들이 활약을 바라기보다는 1군 경험을 통해 동기부여를 시키려는 의도다. 그런데 LG 신예선수들은 예상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년차 좌투수 임지섭은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뚜렷한 성장세를 과시하며 선발진 진입을 눈앞에 뒀다. 2014시즌을 신고선수로 맞이했던 우투수 김지용과 전인환도 1군 진입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다. 셋 다 마운드 위에서 1군 타자들을 압도한다.
야수 쪽도 마찬가지다. 1차 지명 신인포수 김재성과 대졸신인 내야수 박지규는 1군 스프링캠프부터 코칭스태프에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비록 시범경기에서 스프링캠프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으나, 잠재력은 충분히 증명했다.

2군 대만 캠프에서 호평을 받은 고졸 신인 외야수 안익훈과 2년차 내야수 양석환은 지난 14일 1군에 전격 합류, 첫 1군 경기임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14일 광주 KIA전서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양석환은 경기 초반부터 자신을 향한 타구들을 가볍게 처리했다.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가 얼마나 향상됐는지 증명한 것이다. 타석에선 6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안익훈은 1번 타자겸 중견수로 출장한 첫 경기서 다소 타격이 흔들렸지만, 15일 KIA전에선 3루타 포함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물론 이들 모두가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신예선수들의 성장세가 이전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것이다. 성장까지 필요한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들의 활약은 LG가 시범경기 1위를 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망주의 무덤이라 불렸던 LG 팜이 화수분이 되려고 한다.
원인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있다. 이천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신경식 코치는 “챔피언스파크 시설이 좋은 만큼, 선수들이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며 “그래서 그런지 재작년에 들어온 선수들보다 작년 10월에 들어온 올해 신인들이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생각해봤는데 이천과 구리의 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도 정말 많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LG 2군과 재활군은 지난해 8월 구리를 떠나 최신식 시설인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자리 중이다.
챔피언스파크는 야구와 관련된 모든 것이 가능한 장소다. 잠실구장과 똑같은 규격, 똑같은 잔디로 이뤄진 메인 경기장은 물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야구를 할 수 있는 대형 실내연습장까지 있다. 실내연습장은 숙소와 연결되어 있어 언제든 자율훈련이 가능하다. 목욕탕과 사우나를 통해 경기나 훈련 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임지섭은 지난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줄곧 이천에서 새로운 투구폼을 만들어왔다. 김재성과 박지규, 안익훈 또한 작년 10월 처음으로 LG 유니폼을 입었고 이천에서 숙박하며 프로의 체계적인 훈련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김지용과 전인환의 기량 향상도 이천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수술했던 우규민과 류제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오고 있는 것 역시 챔피언스파크의 힘이 컸다. 둘은 지난 겨울 내내 챔피언스파크에서 숙박하며 재활에 집중했고, 현재 그 결과가 드러나고 있다. 우규민은 정상적으로 시즌을 맞이할 확률이 높은 상황. 류제국도 당초 복귀 예정시기였던 5월말보다 빠르게 실전에 나설 듯하다.
LG의 목표는 ‘육성을 통한 강팀’이다. 무분별한 외부 FA 영입보다는 체계적으로 신예선수들을 키워서 전력을 강화시키려 한다. 이러한 육성의 중심에는 챔피언스파크가 있다. 1년 365일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선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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