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포지션이든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추신수(33, 텍사스)의 활용성이 주목받고 있다. 추신수의 위치에 따라 텍사스 타선의 지형도도 상당 부분 바뀔 태세다. 텍사스의 타선의 마지막, 그리고 해결사 퍼즐이라고 할 만하다.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레오니스 마틴을 올 시즌 붙박이 리드오프로 기용하겠다”라는 기존의 구상에 완전히 못을 박았다. 배니스터 감독은 기동력이 뛰어난 마틴이 리드오프에 자리에 위치할 때 팀 타선의 폭발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은 바 있다. 이로써 지난해 팀의 리드오프를 맡았던 추신수는 다른 타순에서 올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입지가 좁아진 모양새는 전혀 아니다. 오히려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의 다재다능함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타순을 소화해 본 경험이 있는 추신수를 다용도로 활용함으로써 팀 타선의 유연성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지역 언론인 ‘댈러스모닝뉴스’는 17일 추신수의 타순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는 5개의 타순에서 통산 250타석 이상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리드오프와 3번 타순에서 모두 1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금세기 유일의 선수”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8년 이후 추신수는 1번에서 1559타석, 3번에서 1295타석에 나섰다. 2번에서는 252타석, 4번에는 379타석, 5번에는 382타석이었다. 6번에서도 195타석을 소화하는 등 여러 타순에서 자신의 몫을 했다. 이에 대해 추신수 또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추신수는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포지션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을 매번 받아왔다. 하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타자다. 치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니스터 감독 또한 추신수의 타순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출루율과 힘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어울리는 타순? 그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라며 든든한 신뢰를 과시했다.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가 1번으로 나설 때와 중심타선에 위치할 때의 타격 자세,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도 다르다며 경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텍사스는 아드리안 벨트레, 프린스 필더라는 확고부동한 중심타자들이 있다. 때문에 추신수의 위치는 3번 혹은 5~6번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3번에 위치하면 뛰어난 출루율의 힘을 받을 수 있다. 설사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출루를 하며 기회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추신수다. 이 때 벨트레나 필더가 해결사 몫을 하면 된다. 5번이나 6번에 위치할 경우 해결사 몫을 기대할 수 있다. 충분히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선수라 가능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2008년 이후 추신수가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 타순은 어디었을까. 이를 살펴보면 그간 성공했던 1번과 3번 외에 6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추신수는 2008년 이후 195차례의 6번 타순에서 타율 3할1푼9리, 출루율 4할1푼5리, 장타율 5할4푼2리를 기록했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타율·출루율·장타율 모두에서 가장 높다. 추신수의 활약에 텍사스 타선의 짜임새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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