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투수, 기대감 UP…타고투저 처방전 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7 06: 01

유례없었던 방망이의 대폭발에 무너졌던 마운드의 상처가 올해는 완화될 수 있을까. 스트라이크존 확대라는 강력한 치료제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이번에는 외국인 투수라는 또 하나의 처방전이 등장할 기세다. 외국인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좋은 피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 팀 전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는 올해 총 21명이다. 전체 투수들의 수를 고려할 때 큰 세력은 아니지만 선발진만 놓고 보면 4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의 존재감이 무거운 이유다. 또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각 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던 만큼 올해도 신중한 인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점점 좋은 선수들이 한국 무대를 밟고 있다는 시선이 우세한 가운데 적어도 출발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 팀의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역 중 하나인 릭 밴덴헐크가 일본으로 떠난 삼성은 대체자인 알프레도 피가로의 첫 출격에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줬다. 피가로는 지난 1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맞으며 2실점했으나 전체적으로 좋은 내용을 선보이며 류중일 감독을 안도케 했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변화구는 오히려 밴덴헐크보다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넥센에서는 좌완 듀오인 앤디 밴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가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밴헤켄은 2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피어밴드는 2경기 7이닝 무실점이다. 지난해 20승 투수인 밴헤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피어밴드는 깜짝 돌풍의 조짐이 보인다. 좌우를 폭넓게 활용하는 피칭이 인상적이고 제구력도 안정되어 있다는 게 넥센 코칭스태프의 흡족한 평가다.
한화는 한국으로 돌아온 미치 탈보트가 2경기에서 9⅔이닝 3실점의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3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현재 상황에서는 가장 컨디션이 좋은 외국인 투수로 손색이 없다. 크리스 옥스프링이라는 베테랑 외국인을 보유하고 있는 kt도 필 어윈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첫 등판이었던 7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4이닝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목동을 깜짝 놀라게 했다. 롯데 또한 새 외국인 선수인 레일리와 린드블럼이 평균 이상의 스타트를 끊은 편이다.
찰리 쉬렉, 애릭 해커와 재계약한 NC도 외국인 세력이 강력하다. 두 선수는 이번 시범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이미 리그에서 검증이 된 투수들이다. 역시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낼 만한 기량이 검증된 핸리 소사를 보유하고 있는 LG도 한시름을 놓을 수 있는 상황.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가 건재한 가운데 2년차를 맞이하는 유네스키 마야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후반기 맹활약을 펼친 트래비스 밴와트, 그리고 새 외국인 선수 메릴 켈리가 첫 등판을 모두 무실점으로 마쳤다.
물론 아직 시범경기라 정확한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일이다. 그러나 검증된 선수들이 상당 부분 재계약을 했다는 점에서 예년보다 외국인들의 활약상이 안정감을 탈 가능성은 남아있다. 외국인의 맹활약이 모든 면에서 좋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지난해 지나쳤던 타고투저를 완화시키는 몫을 할 수 있다면 리그가 좀 더 균형적인 흐름으로 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