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투수 송은범은 지난 14일 마산구장에서 NC와 시범경기를 통해 첫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년 부진으로 반신반의 속에 등장한 송은범은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5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를 허용했을 뿐 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도 51개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송은범은 만족을 몰랐다. 오히려 그는 "경기장에 나오자마자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감독님께서 왜 그렇게 던지느냐고 혼났다"고 말했다.
그는 "1~2회는 좋았지만 3~4회에 안 좋았다. 아직 투구 밸런스도 안 좋고, 볼 스피드도 더 나와야 한다. 좋은 상태라고는 보기 어렵다. 결과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내용적으로는 좋아진 게 하나도 없다. 계속 좋아져야 한다"며 결과보다 내용 속에서 스스로 보완점을 찾았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송은범이 제 모습을 찾았다"고 평가했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 말한 것이었다. 김 감독은 "점수를 주지 않았으니 그 정도면 됐다"면서도 "1~2회와 다르게 3회부터는 마운드에 올라갈 때부터 나빴다. 점수를 뺏기는구나 싶었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3회 올라가기 전 몸동작부터 뭔가 긴장이 풀린 모습이었다. 투구 밸런스나 볼 배합도 좋지 않았다. 기술적인 것도 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말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 동안 송은범은 경기 내에서도 기복이 있는 모습이었는데 이 부분을 되짚어준 것이다.
송은범은 아직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100% 보여주지 않았다. NC전에서 구속은 최고 146km였고, 새롭게 연마한 체인지업은 하나만 던졌다. 그는 "146km가 몇 번 안 나왔다. 지금은 볼끝과 볼의 회전력만 생각하고 있지만 146km가 평균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미치 탈보트-쉐인 유먼-배영수와 함께 송은범이 선발진의 한 자리를 예약했다. 송은범은 "선발로 시작해도 중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하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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