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왜 선발로 안 쓰느냐고 하겠지만 안에서 보는 건 다르다".
NC는 최근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찰리 쉬렉-에릭 해커-이재학으로 이어지는 3선발은 고정됐지만 4~5선발 주인을 놓고 경쟁이 치러졌다. 최종적으로 손민한과 이태양이 확정됐으며 박명환이 대체 선발로 대기한다. 강속구 듀오 노성호와 이민호는 일찌감치 불펜으로 보직이 결정 났다.
지난 2012년 나란히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노성호와 이민호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는 선발투수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캠프 중반부터 팀 사정에 따라 선발 도전을 접고 구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젊고 가능성이 풍부한 두 투수의 선발 전환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결정이었다.

NC 김경문 감독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감독이란 자리는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위치. 김 감독은 "밖에서는 왜 선발로 안 쓰느냐고 하겠지만 안에서 보는 건 다르다"며 "팀이 이기는데 초점을 맞췄다. 성호와 민호를 구원으로 쓰는 것은 팀이 이기기 위한 방법이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매경기 이길 수 없는 게 야구이지만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투수운용을 잘해야 한다. 선발도 중요하지만 불펜마저 불안하면 팀이 힘들어진다. 이기는 경기를 놓치게 되면 팀이 받는 데미지가 크다"고 말했다. 2013년 1군 첫 해 팀을 가장 어렵게 한 것이 불펜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원)종현이가 빠진 상황에서 불펜 경험이 있는 성호와 민호가 힘을 합쳐야 한다. 두 투수가 아직은 6이닝을 투구수 100개로 던질 능력이 부족하다. 선발투수는 투구수를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가 안 된다"고 현실적 문제도 이야기했다.
노성호와 이민호 모두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지만 제구가 불안하다. 구종도 단조로운 편이라 선발로는 긴 이닝을 던지기 쉽지 않다. 오히려 짧은 이닝을 던지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원종현이 대장암 투병으로 빠진 상황에서 두 투수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은 선발보다 구원이다.
시범경기에서 NC는 이기는 방법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1.43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노성호는 4경기 4⅓이닝 1피안타 4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1승2홀드를 올렸고, 이민호도 4경기 4⅔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홀드 2개를 기록 중이다. 모두 무자책점 행진.
한화 김성근 감독도 "NC의 중간 투수들 공이 빠르고 아주 좋더라.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좌완 노성호와 우완 이민호로 새롭게 구축된 NC 불펜 필승조가 빠르게 연착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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