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의 갑의 횡포를 유쾌하게 풍자하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갑 당사자인 유준상, 유호정이 있다.
유준상과 유호정은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한정호, 최연희 역으로 열연 중이다.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풍자하겠다는 이 드라마에서 중심인 상류층이 바로 이들이다. 그런 까닭에 드라마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유준상과 유호정은 마치 이 역을 기다렸다는 듯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극 중 정호와 연희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상류층으로, 번지르르한 외양 속에 사실은 속물의 진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이를 드러내며 갑을 유쾌하게 조롱하고 있다. 독특한 점은, 조롱당하는 정호의 연희는 비호감 보다는 호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지난 16일 방송분에서도 정호와 연희를 향한 조롱은 여전했다. 연희는 서봄(고아성 분)이 아들 인상(이준 분)을 소파에서 재우자 분노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남편 정호는 서재에게 자도록 했다. 과거 정호와 결혼할 뻔 했다는 지영라(백지연 분)를 향한 질투 때문이었다. 또한 서재에서 자라는 아내 연희의 말에 정호는 어기적어기적 걸어 방을 나섰다. 그의 걸음걸이는 앞서 봄의 아버지 서형식(장현성 분)과 다퉜기 때문. 온갖 교양있는 척은 다 하던 정호는 폭발했고, 결국 형식과 다툼을 벌였다.
한 회 내내 드라마는 정호와 연희의 가면 벗기기에 열중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은 결코 밉지 않다. 비호감일 게 뻔한 캐릭터인데 정호와 연희는 그렇지 않다. 드라마가 요구하는 유쾌함을 유준상과 유호정이 더욱 유쾌하게 소화하고 있는 덕분이다.
유준상과 유호정은 정호와 연희의 진짜 모습을 맛깔나게 연기하고 있다. 유준상은 평범한 욕망을 숨기고 사는 정호를 다소 오버스럽게, 유호정은 그 부잣집 사모님과 사실은 평범한 사모님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풍문으로 들었소'로 처음 호흡을 맞춘 두 사람 답지 않게, 이들의 어울림 또한 훌륭하다. 일단 유준상과 유호정이 만나면 그 장면은 바로 웃음으로 연결된다.
이들의 연기는 대놓고 코믹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코믹하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에 걸맞은 방향이기도 한데, 유준상과 유호정의 연기는 코믹과 진지 사이에서 꽤 성공적인 줄타기를 하고 있다. 오버스런 코믹 연기도 아니지만, 또 그렇다고 눈에 힘만 주는 진지한 연기도 아니다. 그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블랙코미디로서의 '풍문으로 들었소'를 만들고 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회를 더해갈수록 인기도 더해가는 상황. 그리고 그 중심엔 귀여운 갑, 유준상과 유호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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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