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하프타임 때 관중석에서 내려와 꽃다발을 받고 은퇴하는 것보다 은퇴경기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은 이달 안방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오는 27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31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 격돌한다. 올해 국내에서 처음 갖는 평가전으로 의미가 크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오전 10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A매치에 나설 23명의 태극전사들을 발표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서 불꽃 투혼을 불살랐던 차두리(서울)가 다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차두리는 이달 A매치를 끝으로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차두리의 소집 이유와 활용 계획을 세밀하게 밝혔다. 그는 "이번 명단을 발표하면서 차두리와 직접 면담을 했다. 차두리가 대표팀서 분명하게 은퇴 의사를 밝혔다. 주로 들어온 바에 의하면 한국에서 특정 선수의 은퇴 기념식을 할 때 전반전이 끝난 뒤 단순히 은퇴식만 한다고 들었다"면서 "다소 소극적인 은퇴식을 준비하는 것 같다. 단순히 은퇴식을 거행하는 것은 때로 해당 선수가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한 경우가 많아 불가피한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두리는 아직 FC서울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어 발탁했다. 이번 기회에 차두리에게 단순한 은퇴식이 아닌 은퇴경기를 뛸 기회를 부여하고자 했다. A매치 75경기에 출전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대표팀을 위해 활약한 선수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전에서 우즈벡전을 치른 뒤 29일 오전 훈련에 차두리를 소집한다. 같이 훈련하고 31일 뉴질랜드전서 선발출전을 시키겠다"면서 "나도 선수였다면 당연히 은퇴할 때 단순히 하프타임 때 관중석에서 내려와 꽃다발을 받고 은퇴하는 것보다 은퇴경기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두리가 선발로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에 교체하겠다. 관중들의 박수를 받고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거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의 대체자원으로는 "우선 평가전을 통해 라이트백 자원에서 한 가지 실험을 해보고자 한다"면서 "어떤 실험인지 당장 말하기 어렵다. 양해를 구한다. 해당 선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충분히 공감대를 쌓은 뒤 공개할 생각이다.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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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