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이지만 2경기 연속 7실점, 불안감을 잔뜩 키우고 있다.
유먼은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3⅓이닝 9피안타 2볼넷 1사구 7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11일 대전 SK전 3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7실점 부진. 한화의 8-10 패배와 함께 2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된 유먼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18.90을 마크했다.
유먼은 원래 이 시기에 정상 컨디션이 아닌 투수다. 지난 3년간 롯데에서 기록한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5.00-5.87-15.00이었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 투수로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시즌에 들어가서야 본 실력을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한화에 와서 준비 과정을 다르게 가져갔다. 김성근 감독에게 슬로스타터란 따로 없다. 강도 높은 훈련아래 유먼 역시 예년보다 몸을 빨리 만들었다. 이미 캠프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나올 정도로 순조롭게 컨디션을 조절하는 듯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연일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다. 첫 등판이었던 11일 SK전은 눈발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 영향이 있었다. 1회 던지는 도중 경기가 10분 중단되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은 "추운 날씨 때문인지 제대로 못 던졌다. 중간에 경기가 중단된 영향도 있다"며 부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완연한 봄 날씨였던 이날 경기마저 흔들린 건 좋지 않은 징조다. 이날도 유먼의 구속은 146km로 몇 번 없었다. 구위 자체가 넥센 타자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상하위 타자 가릴 것 없이 유먼의 직구를 제대로 된 타이밍에 때렸다. 그렇다고 제구가 좋은 것도 아니라 몸에 맞는 볼 포함 사사구 3개였다.
한화 타선이 1~2회에만 4점을 지원했지만 유먼은 2~3회 2점씩 허용한 데 이어 4회에만 3실점했다. SK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이닝 중 강판됐다. 4회 1사에서 투구수가 이미 88개에 달했다. 투구수 관리도 잘되지 않았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밋밋하게 떨어져 삼진 4개 중 3개를 직구로 잡을 만큼 위력이 없었다. 최고 146km 직구(45개) 슬라이더(27개) 체인지업(12개) 투심(3개)을 구사했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도 유먼에 대해 "오늘 별로였다. 컨트롤이 없었다. 자기 볼을 원하는 곳으로 던지지 못했다"며 "릴리스 포인트가 앞으로 안 나오고 있다. 캠프 때 모습이 안 나온다. 주말 시범경기 삼성전에 한 번 더 던질 것이다. 그날 다시 봐야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비중이 매우 큰 팀이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사실상 낙점된 미치 탈보트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반면 유먼은 불안 불안하다. 선발진 구축에 변수가 많은 한화에 유먼이 부진할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시범경기이지만 유먼의 반복된 난타가 한화 마운드에 불안감을 잔뜩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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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