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이 영화 '화장' 속 욕실 장면을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았다.
임권택 감독은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화장'(감독 임권택, 제작 명필름)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찍는 가운데 연출자로서 힘들었던 부분은 안성기씨와 김호정씨의 화장실 신이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처음에는 반신으로 한 컷으로 찍었다. 감독 생각은 그런 몸짓이나 그런 체형으로 가면 나머지는 관객이 알아챌거라고 생각했는데, 도저히 관객들이 유추하기가 쉽지 않더라. 촬영을 중단하고 김호정에게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전신을 드러내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호정 역시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아름다운 신이라고 느꼈다. 촬영할 때 정말 제 역할이 고통스럽게 고통하고 처절하게 죽는다. 그 모습이 아름답게 보여지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임 감독은 "영화를 100여개를 찍었지만,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 것일 것을 가늠하지 못하고 관객에게 오히려 영화를 어떻게 봤느냐고 질문하고 싶었다. 근래에 시사를 했을 때 보고난 다음에 좋은 이야기를 해준 이가 있다. 의사였는데, 이 영화의 장점이 뭐냐고 했을 때 사실감이라고 하더라. 우리 영화가 환자가 병앓이 하는 장면이 많은데, 의사들이 보기에 간호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하더라. 사실감을 줄 수 있는 영화됐는가가 제일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궁금증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으로,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다.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 러브콜을 받았다. 내달 9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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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