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이 사자후를 터트렸다. 이동국(36, 전북 현대)이 연속골로 건재함을 알렸다.
이동국의 제공권 장악 능력은 여전했다. 이동국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 빈즈엉과 홈경기서 전반 41분과 후반 42분 연속 득점을 신고했다. 이동국의 활약 속에 전북은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동국의 득점포는 전북에 큰 힘이 됐다. 전반 16분 에닝요의 선제골 이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던 전북이었다. 자칫 빈즈엉에 경기의 흐름을 내줄 수도 있었다. 그런 전북을 주장 이동국이 안정을 찾게 만들었다. 이동국은 에닝요의 크로스를 정확하게 머리에 맞춰 빈즈엉의 골문을 흔들었다.

전매 특허인 발리슛도 불을 뿜었다. 이동국은 경기가 느슨해지던 후반 42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자신에게 공이 흘러오자 놓치지 않고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빈즈엉의 골망을 갈랐다.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득점포였다.
이날 오전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를 위한 23인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이동국의 이름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이동국은 지난 14일 FC 서울과 원정경기서 30분 가량 뛴 것이 전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의 제외와 관련해 "이동국이 이번 시즌 몇분 출전했는가?"라며 반문했다. 이동국 또한 발표 전날 인터뷰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 사항이다. 이제는 어린 선수들이 책임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동국의 기량과 최근 출전 여부는 큰 연관이 없었다. 동계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단지 시즌을 늦게 시작한 정도에 불과했다. 이동국은 상대의 밀집 수비 속에서도 제공권을 장악하며 자신이 기회를 잡는 것은 물론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시즌 첫 선발 출전이라는 걱정과 달리 이동국은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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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