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스프링캠프는 다른 팀들과 조금 다르다. ‘사막의 질주’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독특하지만, 그보다 일반적인 미국-일본 패턴의 전지훈련에서 벗어나 미국에서만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는 게 큰 차이다.
사실 불가피한 결정이기도 했다. 이미 일본 오키나와는 포화상태다. 가고시마나 미야자키에는 국내 구단이 적어 한국 팀들과 연습경기를 갖고 전력을 분석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에 NC는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와 대만 치아이를 오가며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올해는 아예 애리조나-LA로 미국 안에서만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이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미국 안에서만 이동하면 미국에서 일본으로 갈 때와 달리 이동 시간, 그리고 시차에 적응할 시간을 아껴 훈련을 더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리고 강우량이 많은 일본에 비해 1년 내내 날씨가 쾌적해 예정된 연습경기 취소 없이 정상적으로 실전 감각을 쌓기에도 좋다. 올해 NC는 애리조나와 LA에서 일본 프로 구단 대신 미국 대학 팀들과 맞대결을 수차례 펼쳤다.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미국 대학 투수들은 기본적으로 공이 빠르다. 그리고 체인지업과 또 다른 변화구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 대학 팀들은 우리 스프링캠프 기간이 시즌에 들어갈 시점이다. 그래서 투수들이 (실전에 맞게) 준비되어 있는 편이다”라며 미국 대학 팀들과의 실전을 치르는 것이 어떤 장점을 갖는지 설명했다.
이어 “아마 앞으로는 올해보다 경기가 더 늘어날 것이다”라는 말로 향후 미국 전지훈련에서는 더 많은 연습경기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1차 캠프지인 애리조나에서 3경기(LG와 2경기, 애리조나대와 1경기)를 치렀던 NC는 LA로 넘어가 5개 대학과 1경기씩, 그리고 마이너리그 연합팀과 2경기를 해 총 7경기를 치른 바 있다.
어쩌면 일본 프로 팀들과의 대결, 혹은 국내 구단과의 싸움보다 좋은 선택일지 모른다. 시즌에 맞춰 좀 더 몸이 만들어져 있는 미국 대학 선수들과의 승부는 이름값이 높지만 정상 컨디션은 아닌 프로 선수와 만나는 것보다 큰 도움일 수 있다. 국내 팀과는 한국에 들어와서 시범경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또한 오키나와에 있었다면 비가 와서 하지 못했을 법한 경기도 LA에서는 다 챙길 수 있었다. 일본에 캠프를 차린 팀들처럼 일기예보에 민감할 필요도 없다. 어떤 면에서 보면 타 구단이 빗속에서 멈춰 있을 때 NC는 사막에서 질주를 했다.
물론 다른 팀들과는 달랐던 NC의 ‘사막의 질주’가 진정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면 올해 NC가 정규시즌에서 자신들이 강해졌다는 것을 객관적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올해는 신생팀에게 주어지는 특혜도 NC를 떠나 kt의 품으로 갔다. 기존 선수들의 발전만이 NC의 스프링캠프 효과를 보여줄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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