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베테랑 외야수 김상현(35, kt 위즈)의 장타와 멀티히트가 터졌다.
김상현은 17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김상현의 멀티히트 활약에 힘입어 kt는 5-4로 승리. 무엇보다 김상현이 서서히 방망이를 예열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김상현은 1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2루서 임지섭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2루 주자 김사연이 홈까지 파고들며 김상현은 시범경기 첫 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1루서 이동현의 공을 정확하게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기는 동점 2루타를 터뜨렸다. 2개의 안타가 모두 득점과 연결됐고, 시범경기 첫 장타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kt는 이날 전까지 팀 득점 20점으로 9위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경기서 5점을 추가하며 25득점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9위의 기록. 팀 타선이 아직 활발하게 터지지 않고 있었다. 마운드에선 외국인 투수 3명과 젊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 활약하며 안정감을 찾아갔지만 타격에선 여전히 부족한 점이 보였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베테랑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선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주전 2루수 박경수는 4회말 동점 솔로포를 날린데 이어 6회에는 2루타를 터뜨리며 2안타 2타점의 활약. 6회부터 대타로 투입된 조중근은 2루타 2개 1타점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박기혁도 3타수 3안타의 활약. 바로 다음날(15일) 경기에선 외인 타자 앤디 마르테가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김상현은 좀처럼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14~15일 두산과의 2연전에선 6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2경기 모두 4번 타자로 나섰지만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17일 LG전에서 드디어 장타와 함께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이제 막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뿐이지만 김상현의 첫 장타는 분명 큰 의미가 있었다. 만약 김상현이 큰 홈런이 아니더라도 중심타선에서 이날과 같은 활약만 펼쳐줘도 팀 공격력은 상승한다.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들에 대해 “풀타임을 기대하기보단 중요한 순간에 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상현 역시 스프링캠프에서 “제일 중요한 건 방망이다. 빠른 시간에 점수를 뽑아줘야 투수들도 편하다”면서 “팀이 원하는 방향대로, 홈런을 많이 쳤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이제 막 방망이를 예열한 김상현의 해결사 본능은 신생팀 kt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연 김상현이 이날의 장타 한방으로 타격감을 찾을 수 있을까.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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