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이 한 작품 내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실력파 배우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 연출 손형석 윤지훈) 18회에서는 왕소(장혁 분)가 왕식렴(이덕화 분)의 야욕을 꺾기 위해 주변의 모든 이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며 함께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왕소는 왕식렴의 집에서 태조왕건 시해의 결정적 증거인 청동거울 조각을 입수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왕소는 복면을 쓰고, 왕욱(임주환)과 칼과 육탄전을 병행하며 숨막히는 액션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후엔 신율과의 애절한 멜로가 이어졌다. 두 사람은 현재 서로를 자신보다 더 끔찍하게 아끼는 사이. 다만, 5년전 두 사람의 혼인 사실이 다른 이에게 발각됐을 경우 신율의 목숨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를 조심 또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이날 왕소는 '내가 뭐 도울 것 없느냐'는 신율을 향해 "개봉이 너만 있으면 돼"라는 말로 한껏 설렘을 안겼다.
아내이지만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던 황보여원(이하늬)과의 오묘한 동맹 관계도 인상적이었다. 앞서 '우리'라는 말로 적이었던 여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한 왕소는, 정종을 건강을 되살리기 위한 해독약을 여원으로부터 받아냈다.
비록 일시적인 효과만 지닌 해독약이었지만 왕소는 이를 정종(류승수)에게 곧바로 먹였고, 중요한 대전회의가 있는 다음날 정종을 회복케 만들었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 대전회의에 동반 출석해 왕식렴을 제거하기 위한 증좌를 가진 채로 그를 서서히 압박해 들어갔다.
이 같은 연이은 과정은 모두 다 왕소 역할을 소화한 장혁의 연기력에 의해 완성됐다. 장혁은 매번 적재적소에 필요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극에 대한 몰입력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이제 정종, 신율, 황보여원의 손을 잡고 왕식렴의 숨통을 조이려는 왕소가 이를 성공시킬 수 있게 될지, 또 왕욱은 왕식렴의 손을 놓고 왕소의 손을 잡게 될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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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