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배우 또 없을 것 같다. 연기도 곧잘 하면서 예능감도 갖췄다. 심지어 운동 신경도 좋아서 일반인 운동 팀과 게임에도 척척 제몫을 다했다. 혼자서 두 사람 몫은 거뜬히 했던 ‘차날두’ 차태현을 떠나보내는 ‘우리동네 예체능’ 제작진의 마음에는 아쉬움이 가득했을 것이다.
차태현은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에서 하차했다. 드라마 일정이 있기 때문.
“1승 할 때까지 하겠다”던 차태현의 약속은 적절하게 지켜졌다. 이날 ‘예체능’ 족구팀은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족구팀과의 대결에서 줄줄이 지고 난 후 KBS 창사 이래 족구에 져본 적이 없는(?) 스태프 드림팀을 이겼고, 끝내 원하고 원하던 1승을 얻었다.

우승을 한 후 아쉬운 소식을 전하게 된 차태현은 멤버들로부터 아들 수찬 군을 위한 족구화와 유니폼을 선물로 받고 감동을 표했다. 또 "'우리동네 예체능' 족구단, 분명히 조만간 첫승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그동안 내가 벌칙 받고 부상을 다 당했으니 앞으로 편하게 1승을 다 하시길 바란다"고 재치 있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차태현의 하차가 유독 아쉬운 것은 일단 ‘차날두’라 불릴 만큼 출중한 실력 때문이다. 족구팀에서 공격수를 맡은 그는 선수들로 구성된 상대팀에게 긴장감을 줄 만큼 센스 있는 경기 운영 능력과 공차기 실력을 빛내며 활약했다. 정작 본인은 힘겨움을 토로하며 "1승하고 빨리 나가고 싶다"고 불평했지만 멤버들은 항상 “탐난다”, “가지마라”며 차태현의 실력에 박수를 보내고는 했다.
차태현이 ‘예체능’에서 돋보였던 것은 운동신경만큼 뛰어난 예능감 덕분이기도 했다. ‘1박2일’의 두 시즌을 함께 하며 차태현은 어느덧 여느 스타급 MC못지않은 예능감을 체득하게 됐다. 각자의 스타일이 다르지만, 차태현이 가진 재능은 다른 이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는 점이다. 이날 역시 차태현은 족구를 하는 강호동의 흉내를 내거나, 새가슴임을 고백하는 연약한 반전 면모로 웃음을 줬다.
차태현의 빈자리가 크기 때문인지, ‘예체능’ 팀은 그의 자리를 채울 멤버들을 새롭게 오디션으로 뽑는다고 알렸다. 실력과 예능감을 모두 겸비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 새로운 도전자들이 차태현 만큼의 활약을 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뿐만 아니라 차태현과 ‘예체능’에서의 이별이 마냥 아쉽지만은 않은 것은 여전히 KBS 예능국에서의 그의 활약상이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피선데이-1박2일’의 고정 멤버로 함께 하고 있는 차태현은 KBS 예능국에서 만든 드라마 ‘프로듀사’에도 주연으로 합류했다.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 배우이자 예능인 차태현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예체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