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이재원, SK 공포의 포수들이 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8 06: 00

보통 포수 포지션은 공격보다는 수비력이 강조되는 자리다. 하지만 SK는 이야기가 다르다. 수비는 물론 공격도 되는 자리다. 정상호(33)와 이재원(27)이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SK 포수진이 상대 마운드에 위협적인 듀오로 떠올랐다.
정상호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뛰어난 투수 리드를 자랑한다. 이재원은 상대적으로 포수 경험이 부족하지만 방망이는 최정상급이다. 김용희 SK 감독은 이렇게 성향이 조금씩 다른 두 포수를 돌아가며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굳혔다. 정상호가 주전으로, 이재원이 정상호의 휴식 시간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는 이재원을 지명타자로 활용한다. 정상호는 이른바 ‘세이브 포수’ 혹은 대타 자원으로 나설 수 있다. 
그런 두 선수는 시범경기부터 방망이가 뜨겁다. 타격에서는 이미 검증을 마친 이재원은 시범경기 8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5할6푼3리(16타수 9안타)에 이른다. 여기에 홈런도 2개나 쳤다. 정상호도 만만치 않다. 7경기에서 타율 4할5푼, 1홈런,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앤드류 브라운을 제외하면 팀 내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 중이다. 포수 포지션의 공격력만 따진다면 단연 10개 구단 최고를 예약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공격력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김무관 타격코치가 부임하며 가장 관심을 보인 선수가 바로 정상호와 이재원이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유다. 풀타임으로 뛰면 3할 이상을 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원은 장타력 보강에 힘을 기울였다. 정상호도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좀 더 큰 스윙으로 옮겨갔다. 자신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방편이다. 비록 시범경기고 아직 일정이 마무리되지도 않았지만 이재원의 장타력은 10할, 정상호는 8할이다. 기대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활약이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두 선수가 올 시즌 공격 라인업에서 차지할 비중 때문이다.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을 이재원은 말할 것이 없다. 이재원의 지난해 체력이 떨어진 후반기 타율만 빼면 약점이 거의 없었다. 우투수(.321), 좌투수(.387), 옆구리(.305), 그리고 무주자(.310), 유주자(.363), 득점권(.336)에서 모두 3할 이상을 때렸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팀에서는 이런 이재원에게 루상에 있는 주자를 쓸어 담을 해결사 몫을 바라고 있다.
정상호는 하위타선의 핵심 임무를 기대 중이다. 김용희 감독, 김무관 코치가 가고시마 마무리훈련 당시부터 강조한 내용이다. 일발장타력이 있는 정상호가 8번 혹은 7번 타순에서 장타를 터뜨린다면 SK 타선은 지뢰밭이 된다. 정확성까지 모두 잡기는 쉽지 않겠지만 팀에서는 정상호가 20홈런에 근접한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힘은 타고난 만큼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준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SK의 포수 구상이 시범경기를 통해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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