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가 좋아" 한화, 시범경기로 판단하면 오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18 06: 11

한화가 시범경기 10위로 떨어졌다.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한화는 지난 14~15일 마산 NC전에 이어 17일 대전 넥센전까지 3연패를 당했다. 시범경기 중간 성적 2승6패로 10위. 신생팀 kt에도 밀려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6년 동안 5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에 시범경기부터 10위는 달갑지 않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 꼴찌면 좋다"고 말했다. 어떠한 의미일까. 
▲ 다시 정비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 꼴찌면 좋다. 오히려 지금 나쁜 게 좋다. 뜯어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에 들어가서 안 좋은 모습이 나오면 고치기가 쉽지 않다. 훈련을 병행하고 있는 시범경기 기간에 약점들이 미리 노출되어야 확실하게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한화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경기를 마친 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2011~2013년 3년간 시범경기 최하위였던 SK-롯데-삼성은 모두 가을야구를 했다. 
김 감독은 남은 기간 동안 투수들의 구질을 점검하고, 타자들의 장타력 회복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다. 김 감독은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그동안 투구폼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구질을 체크하게 될 것이다"며 "시범경기에 홈런이 적게 나오는 부분도 생각해봐야 한다. 타구를 띄우는 연습을 할 것이다"고 전력 재정비를 예고했다. 
▲ 100% 전력 아니다
김 감독은 요즘 아침에 눈떠서 트레이닝코치 전화를 받는 게 두렵다고 한다. "이곳은 밤새 안녕하십니까"라는 것이 김 감독의 농담 아니 농담. 실제로 한화는 김 감독 부임 후 한 번도 100%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정근우가 턱 부상으로 아직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포수 조인성마저 종아리 인대손상으로 3개월 재활이 필요하다. 정범모 역시 팔꿈치가 안 좋아 시범경기 출장이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돌아올 부상병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다. 타격·수비 훈련을 시작한 정근우가 개막에 맞춰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정근우가 들어오면 공수주 자체가 달라진다. 각각 발목 수술과 어깨 충돌증후군으로 고생한 한상훈과 김태완 복귀도 머지않았다. 김 감독은 "개막까지 한상훈이 올라오면 우리 키맨이 될 것이다. 김태완도 티배팅을 시작했다. 대타감이 없는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 감독이 움직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범경기에서 김 감독이 승부에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작전을 한 번밖에 내지 않았다. 볼 배합도 포수들에게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희생번트 2개, 도루 6개도 모두 선수들이 단독으로 움직인 것이다. 투수 교체도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보기 위한 점검 차원이지 반드시 막기 위함이 아니다. 심지어 승부처에서 수비도 따로 시프트를 걸지 않는다. 
시범경기에서 김 감독은 경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지켜보는 상황이다. 꼭 이기려 들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는 상대방을 보는 시기다. 어떻게 하는지 보고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 정규시즌에 가면 가장 달라질 부분이 바로 이러한 점들이다. 김 감독은 "지난 2년부터 시범경기까지 데이터를 계속 보고 있다"며 "몇 년 동안 프로를 떠나 있었더니 새로운 선수들로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시즌 때에는 승부에 적극 개입할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10위로 떨어진 한화를 진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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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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