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다. 컨디션 조절 외에 큰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마운드의 투수가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다소 힘든 상황이었다. 류현진(28, LA 다저스)이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하며 고전의 3회를 보냈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샌디에이고와의 첫 등판에서 2이닝 2탈삼진 퍼펙트 행진을 펼쳤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80까지 올라갔다. 평균자책점이 치솟지 않은 이유는 자책점이 단 2점이었기 때문이다.
전력을 다해 던지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빠른공 최고 구속이 그렇게 높게 나오지 않았다. 1회 초반에는 제구도 조금 높게 형성됐다. 그러나 이내 안정을 찾았다. 1회 1사 1루에서 벨트레를 병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 블랭크스와 루드윅을 삼진으로 잡으며 호투를 이어갔다. 그런데 마지막 이닝이었던 3회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선두 치리노스에게 맞은 유격수 앞 내야 안타는 어쩔 수 없었다. 인정할 만한 안타였다. 이어 스몰린스키에게 볼넷, 루카스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여기서 마틴이 1루수 방면 강습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가 반 슬라이크의 몸을 맞고 멀리 튀었다. 결국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타자주자인 발 빠른 마틴은 2루까지 갔다. 반 슬라이크의 실책이었다. 강한 타구라 바로 잡기는 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몸으로 막아주기만 했어도 실점을 줄임은 물론 마틴의 2루행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이어 앤드루스의 3루수 방면 안타가 나온 뒤 벨트레의 타석 때도 문제였다. 1사 1,3루에서 1루 주자 앤드루스가 2루로 움직였고 이를 지켜보던 포수 그랜달이 2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앤드루스의 중심은 이미 1루로 향해 있는 상황이었다. 주자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송구마저 2루수 켄드릭에게 제대로 향하지 않으며 3루 주자 마틴이 홈을 밟았다. 런다운 상황을 만들어야 했을 내야가 오히려 홈을 허용한 셈이 됐다. 류현진으로서는 허탈한 장면이었다.
skullboy@osen.co.kr
서프라이즈=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