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달-롤린스, 류현진 지원군 자격 입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8 06: 52

LA 다저스의 센터 라인이 강해졌다? 일단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골드글러브 유격수 지미 롤린스, 그리고 프레이밍이 뛰어난 포수인 야스마니 그랜달은 류현진(28, LA 다저스)에게도 든든한 지원군이 될 가능성을 보인 경기였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1자책)했다. 3회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연이어 나오며 실점이 불어났다. 다만 1·2회는 몸풀기 과정 속에서도 무난한 경기를 펼치며 순조로운 시즌 준비를 입증했다.
이날 공의 속도 자체는 그다지 빠르지 않았던 류현진이었다. 힘을 빼고 던지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초반에는 빠른공 위주로, 그리고 2회 이후부터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이날 처음으로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그랜달과는 큰 잡음 없는 호흡을 선보였다.

그랜달의 프레이밍(볼을 스트라이크로 둔갑할 수 있는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리그 정상급으로 공인된다. 비슷한 코스로 공을 던지면 지난해에 비하면 스트라이크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그라운드에서 자기 소개를 한 두 선수 사이에는 이날도 그런 장면이 몇몇 보였다.
2회 러드윅을 삼진으로 솎아낸 몸쪽 직구는 지난해와 같았다면 잡아주지 않을 수도 있었던 코스였다. 류현진이 가장 손해를 많이 봤던 코스이기도 했다. 러드윅도 볼넷을 확신하고 걸어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며 삼진 처리됐다. 러드윅은 다소간 불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2회 루아에게 던진 초구 커브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가 제공한 게임데이상에서 존에 걸쳤다. 그러나 심판은 망설임 없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3회 벨트레의 타석 때도 마찬가지였다. 초구에 낮은 코스로 빠른 공을 던졌는데 역시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역시 걸친 공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벨트레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물론 그랜달의 프레이밍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쁠 것은 없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3회 2루 송구 과정에서 머뭇거리며 실점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지만 시범경기라는 점에서 한 번은 덮고 넘어갈 만한 장면이었다. 상대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송구와 블로킹 측면에서 얼마나 나아질 수 있느냐는 관건이다. 
롤린스도 호수비를 펼쳤다. 1회 1사 1루에서 벨트레가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다. 이를 침착하게 잘 잡아낸 롤린스는 직접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에 강하게 송구, 병살을 만들어냈다. 흔히 볼 수 있는 플레이지만 노련미와 안정감이 넘쳤다. 3회 치리노스에 허용한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때도 좌전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은 뒤 역동작으로 1루에 송구까지 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비록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이런 플레이 하나가 투수에게는 믿음감을 심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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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허니컷 투수코치 및 그랜달과 의견을 나누는 모습(위). 류현진이 롤린스와 수신호를 주고 받는 모습. /서프라이즈=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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