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팀 반란’ KB, 전자랜드와 닮은 3가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3.18 06: 49

프로농구에 하위팀 반란이 계속되고 있다.
청주 KB스타즈는 17일 오후 7시 청주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접전 끝에 65-62로 물리쳤다. 2연승을 달린 KB스타즈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챔피언 우리은행과 5전 3선승제로 맞붙게 됐다.
▲ 3점슛 폭발시킨 양궁부대 화력

최하위팀 KB스타즈와 전자랜드는 주변의 예상을 뒤집었다. 이들은 상위팀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고 더 높은 곳에 올라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장의 불리함을 폭발적인 외곽슛으로 뒤집었다는 점도 똑같다.
전자랜드는 SK와의 6강 1차전에서 무려 14개의 3점포를 터트렸다. 전자랜드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이었다. 전자랜드는 3경기 동안 총 35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성공률도 47.3%를 자랑했다. 특히 리카르도 포웰은 3점슛 80%라는 믿기 어려운 숫자를 찍었다. 고비 때마다 3점슛을 꽂은 차바위도 21개 중 10개를 넣어 성공률 47.5%를 기록했다. 전자랜드의 가장 큰 무기는 3점슛이었다.
KB스타즈도 마찬가지다. 1차전에서 KB스타즈는 10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KB스타즈는 2점슛이 33%로 매우 저조했다. 하지만 변연하가 고비 때마다 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위기에서 벗어났다. 변연하는 플레이오프 통산 103개의 3점슛 성공으로 박정은(101개)을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등극했다.
2차전의 키워드도 3점슛이었다. 계속 리드하던 KB스타즈는 3쿼터 김연주와 하은주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해 46-54로 뒤졌다. 4쿼터 강아정은 3점슛 두 방을 적중시켜 추격에 불을 댕겼다. 이어 종료 2분여를 남기고 변연하가 과감한 3점슛을 넣었다. 결국 KB스타즈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 포웰과 변연하의 강력한 리더십
좋은 팀에는 좋은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전자랜드에는 ‘포주장’ 리카르도 포웰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득점만 챙기는 다른 외국선수와 차원이 달랐다. 3차전 차바위가 5반칙 퇴장을 당할 때 그를 위로하며 중심을 잡아준 선수도 포웰이었다. 잠잠하던 테렌스 레더가 터지자 포웰은 벤치에서 자신의 일보다 더 기뻐했다.
포웰은 3차전 4쿼터부터 연장전까지 무려 20득점을 폭발시키며 승리를 주도했다. 특히 연장전에서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터트린 두 방의 3점슛은 매우 컸다. 전자랜드에서 포웰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했다. 꼬박꼬박 훈련시간 두 시간 전에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는 포웰은 인천사람이 다됐다.
변연하도 만만치 않다. 1차전 3쿼터에 최윤아에게 심한 파울을 범한 홍아란이 하은주와 설전을 펼쳤다. 이 때 변연하는 홍아란을 뒤로 감추며 하은주를 막아섰다. 팀의 막내이자 핵심가드인 홍아란이 위축될 것을 우려한 것. 결국 홍아란은 끝까지 맹활약을 펼치며 ‘왕언니’에게 보답했다. 변연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무서우면 내 뒤로 숨으라고 했다. 나보다 나이 많은 선수가 없다”면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변연하는 두 외국선수 쉐키나 스트릭렌과 비키 바흐에게 포토북을 선물했다. 올 시즌의 둘의 활약상이 고스란히 담긴 화보집이었다. 스트릭렌은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냈다고 한다. 2차전에서 폭발한 스트릭렌은 “변연하 언니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 우리은행을 꼭 이기고 싶다”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뒤집은 저력
하위팀은 상위팀 적지에서 시리즈를 시작해야 하는 불리함이 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연장전까지 간 3차전 인천삼산체육관에 6790명의 많은 관중이 찾았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이 더해지면서 전자랜드는 연장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포웰은 관중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호에 답했다.
KB스타즈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에서 열린 1차전에서 KB스타즈는 원정의 불리함을 안고 싸웠지만 54-51로 승리했다. 리바운드 하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투혼이 돋보였다. 2차전은 여자프로농구에서 가장 열기가 높기로 유명한 청주에서 개최됐다. 노란 물결이 청주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듯 KB스타즈는 신한은행을 65-62로 물리치고 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장식했다. 선수와 팬들이 하나가 되며 기뻐하는 모습은 플레이오프 최고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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