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NX 200t, 이쯤 되면 ‘다운사이징의 역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3.18 11: 05

‘다운사이징’이라는 단어가 직관적으로 연상시키는 키워드는 ‘작다’이다. 크기를 줄였으니(다운 사이징) 작은 느낌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다운사이징 이후의 결과물도 결코 작지 않다면? 다운사이징 이전, 원래의 상품을 되돌아보게 된다. ‘다운사이징의 역설’이라고나 할까?
‘정숙한 파워’를 추구하는 렉서스가 마침내 세계적인 추세인 ‘다운사이징’의 대열에 끼어들었다. 그런데 렉서스의 ‘다운사이징’은 자동차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인식 돼 왔던 다운사이징의 개념과는 달랐다. 다운사이징 이후의 결과물이 결코 ‘작지 않은 성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렉서스 브랜드의 첫 다운사이징 작품은 NX 200t AWD이다. 이 차에 따르는 부연설명은 가솔린 터보 4륜구동 콤팩트 SUV다.

이름부터 뜯어보자. NX는 우리에게도 이미 친숙하다. 작년 10월 출시 된 NX 300h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300h와 같은 계열임을 알 수 있다. 2009년 시작 된 렉서스의 NX 프로젝트는 ‘Premium Urban Sports Gear’라는 콘셉트 아래 강한 개성과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하는 콤팩트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디자인은 도심 주행에 어울리는 크로스 오버 SUV에 걸맞게 콤팩트한 바디에 차세대 렉서스를 상징하는 강렬한 스핀들 그릴이 인상적이다. 민첩하고 공격적인 스타일링으로 젊은 운전자를 겨냥한 개발자의 의도가 보인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지향하는 렉서스의 스포츠 아이덴티티는 NX 200t의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LS에 적용되는 렉서스 고유의 시마모쿠 우드트림, 부위별 질감에 차이를 둔 가죽 인테리어, 금속을 깎아낸 듯한 질감, LFA에 사용되는 코스메틱 볼트로 고정한 무릎패드에 이르기까지 고성능 머신이 가진 구조를 적용했다.
NX 200t의 ‘200’은 2000cc 엔진을 의미하고 t는 터보를 지칭한다. 결국 NX 200t는 2000cc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콤팩트 SUV 모델이 된다. 
 
그런데 렉서스는 굳이 여기에다 ‘다운사이징’이라는 말을 붙인다. ‘새롭게 개발한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AWD 시스템’이라는 수식어를 이름표처럼 달고 다닌다. 2000cc를 다운사이징으로 보는 준거는 렉서스의 다른 모델명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북미시장과 동남아에서 ‘정숙한 파워’로 어필하고 있는 한 렉서스의 주력 모델은 LS460, GS350, ES350, RX 350 처럼 3500cc 전후로 형성 돼 있다.
▲ 날렵하니 더 즐겁다
렉서스가 말하는 ‘다운사이징’은 3000cc급 차량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를 2000cc 터보 엔진으로 즐길 수 있게 개발했다는 수사(修辭)였다. 다운사이징의 추세는 따랐지만 ‘렉서스’ 본래의 퍼포먼스는 결코 버릴 수 없었다는 항변도 들어 있다.
최근 기자단을 상대로 실시한 시승행사에서도 렉서스 관계자들은 ‘퍼포먼스’를 일관되게 강조했다. 시승코스도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양평IC-경강로-강변북로로 돌아오는 148km 구간이었다. 교통상황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코스만 놓고 보면 고속도로 레이싱이나 다름없다.
NX 200t AWD의 움직임은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만큼이나 거침없었다. 4기통에 불과하지만 터보가 장착 된 2000cc 가솔린 엔진은 강력했다. 제원상 4800~5600rpm에서 238마력의 최대 출력이 만들어지고 최대토크 35.7kg.m은 1650rpm에서부터 터져 나왔다. 2000도 안 되는 rpm에서 최대토크가 만들어져 나오니 운전자는 엑셀과 구동 사이의 시차로 갑갑해 할 새가 없었다.
▲ 터보렉을 해결한 기술
렉서스 관계자가 강조한 NX 200t AWD의 미덕 중에는 ‘최소화 된 터보렉’도 있었다. 렉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터보 시스템은 낮은 rpm에서 압력이 충분 치 않아 터보 기능이 지연 되는 ‘터보렉’을 최소화 시켰다.
잠깐 전문가의 원리 설명을 인용하면 “수냉식 실린더 헤드에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4 into 2, 4개의 배기관을 2개로 통합)와 트윈 스크롤 터보 차저가 배기가스 간섭으로 인한 터보렉을 없애 즉각적인 가속반응을 보이도록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설명을 듣고 나니 실제 시승에서는 더 잦은 급가속을 시도했다. 엑셀의 반응속도에서 오는 시차 외에 추가적인 터보렉을 감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터보렉이 최소화 된 NX 200t AWD의 추가 가속은 한결 자연스러웠다.
▲그래도, 에너지 효율은?
NX 200t AWD의 사륜구동 시스템도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NX 200t의 사륜구동은 주행 조건에 따라 앞뒤 바퀴의 토크 배분을 100:0에서 50:50까지 자동으로 제어하는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AWD다. 일반 주행 시에는 전륜 구동으로 주행해 연료효율성을 높이고, 출발 때나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토크를 자동으로 뒤쪽으로 배분해 안정성을 높인다.
 
사실 연료효율성은 NX 200t AWD가 크게 신경을 기울이는 영역은 아니다.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렉서스와 NX의 기본 철학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운사이징’을 적용한 렉서스 최초의 차량인 만큼 연비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NX 200t AWD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9.5km/ℓ(도심 8.4km/ℓ / 고속 11.3km/ℓ)다. 시승 행사에서 탄 차는 8km/ℓ 전후의 연비가 기록 됐다. 스포츠 드라이빙의 묘미를 충분히 느끼고 난 후에 얻은 수치다.
콤팩트 SUV지만 실내는 넉넉했다. 앞좌석 시트는 뒷부분이 오목한 구조라 뒷좌석에도 넉넉한 무릎공간을 제공했다. 뒷좌석을 눕히지 않고도 9.5인치 골프백을 최대 4개까지 수납할 수 있고 뒷좌석은 60:40으로 분할이 가능했다.
가격은 Supreme 5,480만 원, F SPORT 6,100만 원, Executive 6,18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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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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