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타자는 출루가 우선이다”.
올 시즌 1군서 첫 선을 보이는 kt 위즈에는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 5관왕에 빛나는 김사연도 그 주인공 중 하나다. 김사연은 2007년 신고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지만 방출을 당했다. 이후 넥센 유니폼을 입고 다시 1군 무대에 도전했지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긴 방황 끝에 퓨처스리그서 3할7푼1리 23홈런 72타점 94득점 37도루 장타율 6할7푼4리 출루율 4할3푼9리를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대부분의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안타, 홈런, 도루, 득점, 장타율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우여곡절이 많기에 누구보다 더 절실함을 가지고 1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조범현 감독 역시 지난해부터 기대되는 선수로 주저 없이 김사연을 꼽는다. “손목 힘이 좋고 발이 빠르다”는 게 조 감독의 평가. 훈련도 누구보다 열심히 소화한다. 2년 연속 강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싸울 준비가 됐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8경기서 타율 2할7푼6리 1홈런 1도루를 기록 중이다.
1번 타자임에도 필요할 때 장타를 치는 능력을 뽐냈다. 또 내야수 출신임에도 외야 수비가 발군이다. 공을 쫓아가는 능력이 뛰어나고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주장 신명철은 김사연을 두고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15일 수원 두산전에선 3회초 오재원의 우중간을 가를 듯한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9회초 1사 후에도 오재원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전체적인 능력을 보면 합격점이다. 하지만 조 감독이 가장 아쉬운 부분은 출루율. 조 감독은 18일 수원 LG전에 앞서 김사연을 불러 세우더니 “몇 타석에 들어섰지?”라고 물어봤다. 김사연은 “30타석인 것 같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더니 조 감독은 “볼넷이 하나도 없다. 1번 타자는 출루가 우선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사연은 지금까지 9경기 중 8경기에서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성적은 타율 2할7푼6리에 출루율 3할2푼3리. 리드오프로서 분명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김사연은 몸에 맞는 공 2개를 기록했을 뿐 볼넷으로 출루한 경우가 없었다. 반면 8경기서 7개의 삼진을 당했다. 퓨처스리그 성적과는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다. 김사연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출루율 4할3푼9리를 기록했다. 사사구를 43개(37볼넷)를 얻어낸 반면에 삼진은 35개에 불과했다.
결국 1군 투수들을 상대로는 아직 확실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리드오프로 김사연을 활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아직 1군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검증된 것은 없다. 하지만 지난해 팀의 리드오프로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이제 김사연이 꾸준히 1번 타자로 나서기 위해선 출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과연 김사연이 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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